일본일상
일본 생활 초기에, 마켓에 갈 때 꼭 빼먹지 않고 가져가는 게 있었다. 바로 지역 이름이 적힌 지도, 와 구글 번역기이다. 산지 이름을 확인하며 후쿠시마산을 피해 장을 보기 위해서이다. 특히 아기에게는 우리가 살고 있는 효고현이나 아랫지방의 식재료로 음식을 해주기 위해 더 까다롭게 본다. 되도록이면 후쿠시마 주변에서 생산된 야채도 안 사려고 하는데, 동네 마트에서 까다롭게 장을 보다 보면 살 수 있는 게 한 두 개로 한정될 때도 있었다. 물론 큰 마트의 배달 시스템을 이용하면 더 많은 종류의 장을 볼 수 있습니다만...
'오늘은 이걸로 뭘 만들어 먹을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방사능 노출뿐만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바다 오염, 수질오염, 미세먼지,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 등의 피해들이 넘쳐나고, 이를 완벽하게 피해 살아갈 곳도, 방법도 없는 것 같다. 지구오염이 더 심각해지면 정말 우리는 마켓에서 뭘 살 수 있을까? 오염된 작물이라는 걸 알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먹어야 하는 날이 올까? 아니면 정말 식용 벌래들이 진열대에 올라오려나?
-2018년에 작성된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