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건
그게 무엇이 됐든간에 타고난 이유와 역할이 있다,
고 믿는다
길바닥 위에 돌맹이는 열심히 구르고,
잡초는 기어코 아스팔트를 깨서 고개를 쳐들고,
시냇물은 단 한순간 쉬지 않고 흐르고,
타고난 사명을 참 열심히도 수행하는 걸
자주 목격하곤 한다
그런데 가끔은
타고난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고
숨은 잠재력을 꺼내 필살기를 발휘하는
존재가 있는데
"눈 eyes"이 그 중 하나다
눈은 보기 위해 태어났다
사람과 사물과 풍경을 담는 수신자로 탄생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말하는 입"보다
훨씬 강렬한 임팩트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메신저가 되기도 한다
2.
나는
20세기 후반에
대한민국에서 남자이자
집안의 둘째로 태어나
월급쟁이 역할에 충실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눈 eyes"처럼 숨겨진 능력을 꺼내
역전만루홈런을 칠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이글을 보는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