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 선생님이 옳은지 제 생각이 옳은지 지켜보고자 합니다.

by 기록

조직은 생각과 특성이 다른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래서 조직을 구성하는 구성원은 물론 그 구성요소들에 대하여 모든 것이 마음에 들 수는 없습니다.

특히나 개개인이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학교는 구성원 모두의 개별 특성이 작용합니다.

게다가 학생들의 수만큼 개성이 다양하기에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 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당연히 마찰도 있고 서로의 배려와 타협도 있고 처음에 가졌던 생각이 변화되기도 합니다.


초등에서 일반 담임교사, 중등에서 일반 교과 교사와 다르게 사서교사는 혼자 독립된 공간인 도서관에서

스스로 업무 방식을 파악해야 합니다. 이런 환경 특성 때문에 처음에는 무엇이든 익히는 것에 몰두를 합니다.

그래서 일하는 중간에 생긴 의문점들은 마음 한 구석으로 밀어 두는 경우가 잦습니다.


계절이 변하고 다시 봄이 왔을 때 조금 더 좋은 방법을 찾고 처음에 했던 실수들을 줄여 나갑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이전에는 그냥 넘겼던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년 차 겨울이 되면 이전에 밀어 두었던 것들 중 의문이 생기는 것을 다시 꺼내어 봅니다.

마구 휘갈긴 교무수첩 월별 기록칸을 보고 교무 수첩 내에 아무렇게 끼워둔 종이를 보게 되고 정리가 되지 않은 하드 속 파일들을 살펴보게 됩니다. 그리고 일이 익숙해져서 조금 더 여유가 생긴 상황.

여기서 안주하느냐 조금 더 나아가느냐의 고민을 접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른 학교 관리자 선생님들(교장, 교감, 부장 선생님)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화를 하면서 한 학교를 제외하고 나머지 학교는 모두 도서관이 전교생을 대상으로 행사를 하는 공간으로 인식하다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학생 시절을 생각하시거나 학교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결정권을 지니신 분들의 생각대로 학교가 움직이는 것을 경험으로 아실 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 작은 갈등은 귀찮은 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주. 관리자 선생님들은 별도 모임이 있고 업무 면에서도 협의회가 있어서 매우 친밀한 관계입니다.)

이런 일들을 피하면서 개인이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해 보고자 기록을 시작합니다.


현재 근무하는 학교에서도(20년) 처음에는 전교생 대상 프로그램을 요청하셨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란 특수한 상황 때문에 집단 활동 중심의 도서관 활동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된 상황 덕분해 올해는 제가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씩 실천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 결국은 행사 위주 운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상반기에는 다양한 학생 반응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학교 도서관이 전교생을 대상으로 행사 중심 운영되어야 한다는 다수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다. 다수가 행사(프로그램) 중심 운영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독서 활동에 대한 수상 사례들을 근거로 하기 때문입니다. 독서 유공자란 명칭으로 또는 교육부에서 시상하는 사례를 보면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시한 활동 사례들이며 학습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학생에 대한 사례는 없었습니다.(나중에 확인하게 되면 수정하겠습니다.그러나 읽기가 늦은 학생에 대한 지속적 지도 등의 사례는 아직 못 봤고 주로 토론과 같은 단체 활동이 모범 사례 선정 및 시상의 대상이 되는 경향이 있다고 개인 생각을 밝힙니다.)


담임교사가 담당하는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학생 지도에 있어서 어려움은 동일합니다. 그렇다면 담임을 하지 않는 사서교사가 전교생을 관리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담임 선생님은 학생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 관계에서 시작된 영향력이 있습니다.

이는 처음 보는 사람이 내게 부탁하는 것과 내가 아는 사람이 내게 부탁하는 것의 차이와 같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의 다름을 생각한다면 사서 교사가 일반 학생에게 담임 선생님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어려움은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전에는 학교의 공통된 요구(관리자 선생님들의 생각이 학교의 방향을 결정)에 대하여 문제의식만 가지고 있었지 명확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교사를 위한 독서 교육론(김주환)'를 읽는 중 사서교사가 시작된 서구 문화권에서는 학생의 기초 독서를 지도하는 교사가 별도로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담임 선생님들과 교과 선선님들과는 다르게 사서교사가 나아갈 방향은 전교생 대사의 일회적 행사가 아닌 다른 방향성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방향성이란 교사가 관리할 수 있는 학생의 수가 한정적임을 인정하고 한 학급 수준의 학생들에 대해서 개인별 특성에 맞게 지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다수 대상의 교육 서비스는 도서관 관리를 통한 자료 제공 측면으로 한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처음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생각의 대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상처가 아물고 상처가 생겼을 당시의 아픔을 잊듯이... 시간이 흘러서 처음 가졌던 일정 학생들 대상으로 교육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의견 대립으로 인한 갈등이 어느덧 잊혔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전교생 대상의 행사와 개인별 독서 지도의 병행으로 이전에 가졌던 방향성이 조금 흐려졌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전교생 대상이 아닌 개인별 독서 지도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 우연히 이 글을 보시는 분이라면 이 점에 대하여 고민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한 개인의 생각의 표현 과정에서 글쓴이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면 제재를 받을까 두려워 자기 검열 아래 쓰게 됩니다. 따라서 익명으로 글을 쓰며 누군지 모르게 하기 위해 쓰는 과정에서 모호함이 동반되는 것을 이해 부탁드립니다.


3년의 기록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저의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그대로 유지될 것인가가 궁금합니다.

다만, 전교생 대상이 아닌 개별 학생 지도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하여 공감을 얻게 될 때 제가 누구인지 밝히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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