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거부자들은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상 결정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다. 이들은 총을 잡지 않는 비군사적 성격의 대체 복무가 마련된다면 의무를 이행할 의사를 표현한다. 그런데 이들이 과연 대체 복무가 마련되었을 때 병역의 의무를 다할까?
양심적 병역 거부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병역 거부자들을 위해 대체 복무가 마련되었을 경우 이들이 과연 대체 복무를 제대로 수행할지 그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법정에서 한 병역 거부자들의 말을 보면 6.25, 베트남 전쟁 등에서 겪은 후유증으로 그것이 쭉 전해 내려와 거부하는 사람과 무기, 폭력을 쓰지 않는 종교적 신념으로 거부한다고들 한다. 그리고 대체 복무를 지원해 주지 않는 국방부를 탓하는 것 같다. 그런데 대체 복무로 대신한다 하더라도 군 복무를 하는 것이기에 폭력적이고 군사적인 요인들이 들어있을 것이다. 그런데 국방부에서 대체 복무를 마련해 준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폭력적이라며 거부할 것이다. 이유 없이 병역 거부자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아버지, 할아버지 또는 종교적 신념으로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하는 것이겠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단 한 번도 폭력적이지 않을 수는 없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무차별로 택시기사나 대리기사, 여성을 폭행하는 사회에서 폭력을 앞에 두었을 때 비폭력주의자라고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니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심경의 변화, 술을 마시고 우발적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단 한 번도 없을 것이라고 법정에서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무척 소수일 것이다. 어쩌면 없을 수도 있다. 이들은 양심적 병역 거부가 아니라 양심적으로 병역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들이 이렇게 저렇게 온갖 수를 다 대면서 빠져나가면 지금까지 병역의 의무를 다 한 나머지 사람들은 뭐가 되는 것인가? 하루빨리 이 일이 잠잠해졌으면 한다.
0525 ㅈㅅㅁ. 45분 내리쓰기.
(첨언. 교과서에는 병역 거부에 대한 양쪽 의견이 균형 잡히게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A를 제시했을 때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인간의 한 속성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