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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만 남기는 이야기

by 기록

수업 시간에 주의를 줘도 게임만 하기에 '그렇게 게임만 하다 성인이 되어서도 게임만 하는 수가 있어요'라고 지나가는 말을 했습니다. 화를 내고 싶지만 더 이상 추가 개입을 할 수 없기에 한 마디 한 것인데... 순간 분위기가 변하고 학생 또한 이 안에 '그렇게 공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다'란 복합적인 메시지를 읽은 듯합니다. 면학을 권장하는 것이 과거에는 당연했지만 지금은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과거 교육청 주관 전체 학생 조사에서 특정 발언만으로 주의 사례로 소개되고 특별한 일에 대해 조치가 미흡한 학생부 선생님(학교 내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처음 하는 일을 잘 해결한다면 칭송받을 일이고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포용하고 격려해야 할 것인데 교사 집단에는 그런 포용이 없음을 목격했습니다.)은 외곽 지역으로 이동되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생 편인 것을 경험을 통해 알기에 게다가 최근 폭력에 언어폭력 영역까지 들어왔기에... 교직원 회의에서 말에 대한 문제를 조심하란 것과 최고 징계는 해임임을 전달받은 상황에서... 제 생각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덧붙이는 듯이 '프로게이머가 되려고 한다면 상관없지'라고 말도 되지 않는 말을 붙이며 상황을 무마시키고 할 일을 합니다. 그 학생이 프로게이머가 되려는 것인지여부도 모르면서도 그렇게 무마합니다. 수업 시간에 게임을 하는 것이 문제임을 알지만 개입하지 못하는 소시민적인 제 모습에 화가 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는 학생에게 건의를 1건도 받지 않은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는데 말 한마디에도 자기 검열을 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언젠간 저도 어떤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됩니다.


개입할 수 없고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담사분들은 통화 녹음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속된 기관에서 대응을 하는데 교사 집단에는 사명감과 역할에 근거해 참으라고만 하고 소속된 곳에서 힘을 보태주지 않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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