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할머니가 연금도 나오고 돈도 자유롭게 쓰고 공부도 안 하고 등등 제일 좋은 나이라고 하며 늙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 옆에 있던 아이는 언니에게 본인 가족들이 베트남 다녀온 것과 달리 친구가 하와이 갔다 온 이야기를 합니다. 아버지가 차를 가져올 동안 나눈 짧은 이야기였습니다. 이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 것은 할머니가 120살까지 살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함께 나누고 악의가 없이 주고받는 대화였기 때문입니다.
공항버스를 기다리면서 가만히 지켜보면서 때로는 평범한 대화가 다른 이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의 수학여행 장소는 대만. 일본. 제주도 등 해외와 국내로 나뉩니다. 그리고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르게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 날은 특별히 도서관에서 과자를 먹고 영화를 봐도 되며 큰 소리로 떠들어도 됩니다. 지켜야 할 규칙은 학교 내에 있어야 하며 화장실 갈 때나 일이 있을 때 보고하는 것. 그리고 하교는 정규 수업시간만큼만 있다가 청소 없이 갑니다. 평소에도 자기 성격을 누그리지 않던 학생들이기에 학생들이 다녀가고 나면 도서관은 난장판이 됩니다.
해외 출국이 자유롭다고 해서 자유로운 실천을 위한 조건까지 자유로운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공항에서 가만히 있으면서 아이들을 보면서 그 아이들이 저보다 적게는 20년 많게는 그 이상 경험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가 관심이 없더라도 호찌민 대통령 궁에서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이제는 일생에 해외여행 1회 정도는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넣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도 들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이렇게 처음 경험하면서도 공항에서 서로 다른 가족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드는데... 교복으로 통일해도 폰이나 패드로 구분하고 신발과 겉옷으로 구별하는 것을 넘어서 사는 곳으로도 구분하는 지금 세대에... 복지를 통해 경험을 하고 상처받게 된다는 이야기보다 경험 자체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곳에서 세부 사정은 모르지만 표면적 대화만으로도 상대적 박탈감이 유발되는데... 발언자와 일상 중 관련성이 더 크면 그만큼 더 상처받고 심리적 상처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런 유사한 상황에서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뭉뚱그려 말합니다. 추상적 범주만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민감한 평등의 관점에서 평등하지 못하다는 부적 감정의 생성. 생각을 실현할 수 없는 무능감이 대표적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부적 감정은 성인이라면 비교적 관계들을 보면서 부적 감정을 터뜨렸을 때 연쇄적인 문제의 크기에 압도되어 자신을 억누를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는 현실을 부정하는 생각이 행동으로까지 나타날 것입니다.)
익명을 빌어서 첨언을 한다면
공항에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여기에 있는 많은 아이들처럼 책에서만 보거나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하는 경험을 시켜주기 어려운데... 과연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란 의문이 자연스럽게 들기도 합니다. 평범한 가정에서는 밖에서 사 먹는 음료 가격이 아까워서 물을 얼려가고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베트남 여행 중 어머님들이 많이 가지고 다니시던 물통베트남의 경우 지금 그런 시기로 보이는데 한국은 그다음 단계로 넘어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