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메뉴를 보고 삼겹살일 때 환호성을 지르는 학생들을 보면서 삼겹살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호되는
부위라고 생각됩니다. 책을 읽으면 작게 포장된 과자를 하나씩 주는데, 이미 집에서 충분한 과자를 받기에
'사 먹으면 돼요'라며 책 읽기를 거부하는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이와 비교할 때 점심 메뉴로 삽결살이 나오면 좋아합니다. 집에서 과자를 챙겨주는 것처럼 삼겹살도 흔하게 먹는 메뉴일 텐데 말입니다.
학교만이 아니라 휴가철에 삼겹살 가격이 오르는 것을 뉴스에서 다룹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삼겹살에 대한 선호는 많은 사람들이 선택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삼겹살'은 분명 돼지고기의 부위인데 이 말이 사용되는 사례를 보면 요리의 의미도 포함됨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삼겹살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상황을 통해서 그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습니다.
'삼겹살 먹으러 가자'라고 했을 때, 삼겹살로 만든 보쌈도 있고 베이컨도 있겠지만 다수는 자연스럽게 불판을 중간에 두고 술잔이 있는 구운 삼겹살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삼겹살 랩소디' 중 외국인들 인터뷰하는 부분에서 삼겹살을 외국에서는 한국처럼 즐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한 숯불을 봤을 때 '이 위험한 것을 왜'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삼겹살은 한국인의 문화로 새겨진 부분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삼겹살을 먹는다고 해도 베이컨으로 주로 먹기에 육즙의 풍부함에 놀라워하는 말과 표정을 보였습니다. 돼지는 어느 나라에나 있는데 우리나라만 유독 삼겹살에 대한 불판 차이, 얇기 차이, 요리법 차이 등 다른 부위가 아닌 삼겹살을 위한 다양한 준비와 선택지가 마련된 것이 신기합니다.
삼겹살이란 단어 첫 등장은 1931년 조선요리 제법이라고 합니다. "배에 있는 고기(돈육 중 제일 맛있는)"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미 이 당시에도 삼겹살이 맛있는 고기라고 인정을 받았나 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당시에 인기 있는 요리책이었기 때문입니다.(프로그램 중 인터뷰 참조)
삼겹살이 선택을 받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이유로 외면받기도 할 것입니다.
선택을 받는다면 우선 삼겹살 자체가 다양한 맛을 포함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맛은 과학적으로 말하는 맛의 수와는 다른 차원이라고 봅니다.
삼겹살을 크게 양분한다면 지방 부분과 단백질 부분으로 나뉠 것입니다. 지방을 구우면 표면은 바삭하면서 안은 매우 부드러운 식감을 줍니다. 이것이 물컹하다고만 느끼지 않게 고기 부분이 씹히는 맛도 만족시켜 줍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은 삼겹살 집에 가서 다른 부위보다 비계가 많은 고기가 삼겹살인데도 비계가 너무 많으면 '이 집 비계만 주네'라며 같은 삼겹살이라도 좋지 않은 고기로 대우합니다. 이를 보면 삼겹살에 대하여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고기와 비계의 비율이 적절하여 두 가지 만족을 줘야 할 때 좋은 삼겹살이라 생각하는 듯합니다.
이 프로그램 중에서 프리젠터 백종원은 삼겹살을 찾는 이유가 '육식의 촉감을 만족'시켜준다라고만 제시했습니다. 아마도 비계와 고기의 양쪽 모두의 식감을 만족시켜주니 다른 부위보다 선호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더불어 오도독뼈가 있는 부분을 좋은 삼겹살이라고 하는데 이는 삼겹살 부위에서 일정 부분만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선호도는 나뉘지만 오도독뼈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삼겹살은 굽기만 해도 세 가지 만족감을 주는 고기 부위일 것입니다.
삼겹살 집에 가서 삼겹살과 김치와 밥만 준다면 우리는 삼겹살 식당에 갈까요?
집에서 간편하게 구워 먹을 수 있는 삽겹을 굳이 '맛있는 삼겹살 집'이라고 하며 찾아가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것에 대한 증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삼겹살 집들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집이 아닌 밖으로 나가는 것은 편하다는 점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우선 다양한 쌈채소와 밑반찬들을 주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봅니다. 간장에 절인 명이 나물과 느끼한 삼겹살을 함께 먹으면서 단순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약간의 짠맛 - 기름의 느끼함 - 풀의 아삭함 - 고기의 쫀득함' 등등 복합적인 맛의 경험을 줍니다. 이 조합은 개인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삼삼오오 모인 테이블에 다양한 반찬의 그릇이 비고 리필받는 것의 순서도 제각각, 남는 반찬도 제각각입니다. 이런 현상을 근거로 볼 때 삼겹살을 먹을 때는 개인의 선택이 반영된다고 봅니다. 쌈채소 또한 상추 하나만 주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상추, 깻잎, 쑥갓, 고추, 겨자채 등 다양한 종류를 재공해 주는 곳도 있습니다. 삼겹살 하나에도 세 가지 만족감을 주는데 함께 나오는 반찬들은 찾아온 사람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오는 만족감도 삼겹살을 좋아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삼겹살을 집에서 구우면 가스-전기 레인지나 휴대용 버너를 이용할 것입니다. 그런데 식당으로 갈 경우 숯불이나 연탄불 등 불의 선택은 물론 와인 숙성이냐 마늘 삼겹살이냐 등 기본 준비부터 다른 다양한 선택도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삼겹살은 '삼겹살'이란 다양한 종류들의 총칭이기에 모든 사람들이 '삼겹살'을 좋아하지만 그 안에서 마늘 하고만 먹는다. 기름장을 쓴다. 쌈을 싸야 한다 등 세부적인 선택지의 종합은 개개인 별로 다를 것입니다.
영상을 보는 도중 황학동 주방용품 거리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는 프리젠터가 백종원이기에 다양한 관점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봅니다. 요리를 연구하면서 연구한 요리를 사업적으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대중들을 고려해 적절한 품질과 수용할 수 있는 가격에 맞게 변형을 시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한 환경(식당) 구성의 경험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삼겹살 이야기에서 불판으로 그리고 네모 불판을 보고 문을 닫은 가게들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초기에 삼겹살은 그냥 구워 먹었기에 삼겹살을 위한 불판이 별도 제작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가정에서도 흔하게 쓰는 기름 빠지는 불판은 우리의 삼겹살 문화가 만들어낸 문화유산으로 봐도 문제없을 듯합니다. 한편 먼 후대에 기름 빠지는 불판이 유물로 발굴되어서 민속박물관에 전시되는 상황을 상상하는 것도 재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삼겹살에 대한 인기를 생각하면 삼겹살을 만드는 불판도 후대까지 계속 이어져서 땅 속에 묻힐 일이 없을 듯하기 때문입니다.
초근접으로 촬영을 합니다. 그래서 먹는 것을 간접 체험하게 하는데 이 촬영기법이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인물이 등장하지 않고 먹기 위해 삼겹살, 불판, 재료 등 우리의 시선이 가는 것에 맞춰서 카메라 앵글이 이동합니다. 오히려 일반적인 시각으로 볼 때 주변의 다양한 것들을 함께 보는데 먹을 음식만 선명하게 보여줘서 더 먹음직스럽고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1화에서 이런 다양한 이야기와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 글을 쓸 당시가 1화가 나온 것이 전부였고 2화도 나온다고 하니 삼겹살의 어떤 숨겨진 이야기를 해 줄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 영상을 보면서 가정에서도 회식으로도 자주 먹는 삼겹살에 대하여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며 이 영상을 추천합니다. 재미도 있고 배울 것도 있는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