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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나그네 윤순학 Sep 01. 2017

요괴마을에 사람들이 몰려온다

요괴로 세계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작은 도시. 사가이 미나토市

#. 일본 요괴마을 - 사가이미나토市      

  

상주인구 3만 5천의 일본의 작은 도시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관광 신화를 창조했다.


바로 일본 돗토리현의 사가이미나토市이다.


불과 15년 전인 1993년 당시 관광객이 2만이 고작이었는데, 2010년에는 100배가 훨씬 넘는 372만 명의 관광객이 연간 이 마을을 찾았다. 지금은 연간 200만대로 줄어들었지만, 이 작은 도시가 이룩한 신화는 아직도 현재진 형형이다.    



사가이미나토를 오늘날의 일본 최고 관광지중 하나로 탈바꿈시킨 근간은 무엇일까?

전 세계인이 인정하는 만화왕국. 일본 콘텐츠의 힘이다. 


사가이미나토시는 일본 주고쿠. 돗토리현 북서부의 동해에 면한 작은 항구도시이자 산인(山陰) 지방의 주요 어업기지가 있다 현재 인구는 3만 7000명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과연, 어떤 힘이 이 작은 도시를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이끈 걸까?"   


일본의 3대 만화작가이자, 전 일본이 존경하는 국민작가. 미즈키 시게로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5년. 93세의 나이로 타계한 미즈키 시게루는 대표작 [게게게의 기타로] 비롯해 [갓파(물 속에 사는 요괴) 산페이], [악마군]등 요괴 만화로 명성을 얻었다. 

  


일본 대중문화의 요괴 묘사는 대부분 미즈키의 작품에서 온 것이다. 닌텐도사에서 개발, 현재 세계적으로 열풍을 넘어 신드롬을 몰고온 [포켓몬고]도 미즈키 시게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포켓몬고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어찌됐든 미즈시 시게루의 작품에서 진화된 것이라고 본면 된다.


사카이미나토는 미즈키 시게루의 고향이다. 

미즈키는 작은 도시지만 그가 평생 사랑한 그의 고향에 엄청난 선물을 제공한 셈이다. 만화작가로 성공한 그는 자신의 대히트 만화 시리즈물인 ‘게게게의 기타로’에 등장하는 요괴 캐릭터로 도시 전체를 꾸미도록 했다.



사카이 미나토 여행은 요괴들의 놀이터 ‘미즈키 시게루 로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 거리의 시작은 1960년대부터인데 미즈키 시게루는 침체되어가는 고향. 사카이미나토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캐릭터를 기꺼이 내놓았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디자인이 온 도시를 활보하고 꾸미도록 적극 협조한 것이다. 

  

사카이미나토 역에서 시작해 약 800m 이어지는 길에 여러 요괴들의 동상 153개가 세워졌다. 이 거리의 가게들도 미즈키 시게루의 캐릭터를 활용해 간판을 고치고 기타로 빵, 눈알만두 등 특별한 상품을 만들어 판매했다.     



처음에는 괴기스러운 동상을 파괴하는 등 작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차츰 이 캐릭터 도시에 반한 여행객들의 발길이 늘면서 인기 여행지가 됐다. 요즘은 ‘세계에 자랑하는 요괴 왕국’이라 불린 정도다. 간판도 캐릭터를 활용하고, 심지어 가로등이나 택시 등도 요괴의 눈을 본떠 만들었다. 조각상의 캐릭터는 모두 미즈키 시게루의 대표작 ‘게게게의 기타로’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만들어져 1968년 첫 방송된 이후 최근까지 방영된 대히트작이다. 일본에선 남녀노소 모르는 이들이 없다고 한다.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도 주요 볼거리다.


이 곳에서는 만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야마다’ 마스코트와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미즈키시게루 로드에는 ‘게게게의 기타로’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의 마스코트들이 자주 등장해 사진 촬영 모델로 나선다.  대표 캐릭터 키타로는 이곳저곳에서 살아 움직인다.



키타로 분장 인형이 사카이미나토역에서 미즈키시게루 로드까지 왕래하며 관광객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는다. 인근 요나고를 연결한 '키타로 열차'가 하루 15회 달리고 있는데. 이 열차에는 키타로 외에도 '메다마 오야지' '네즈미 오토코' '네코 무수 메' 등 대표적 캐릭터로 꾸며져 있다.   

 

1993년 한 공무원이 요괴 캐릭터 동상을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을 했을 때만 해도 일부 주민들은 ‘흉물’이라고 반대했지만, 추후 마을 주민들도 생각을 바꿔 동상 제작을 위해 모금에 나섰고, 원작가 미즈키 시게루도 그의 저작권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화답했다.  

  

이후부터 마을은 급격히 캐릭터로 꾸며지고, 기차역, 상점, 도로, 가로등 등 곳곳이 만화왕국으로 치장되어 갔다. 요괴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 간식과 기념품도 개발되어 관광객들에게 단순히 눈으로 구경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감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콘텐츠가 채워졌다.    



이 비슷한 사례가 같은 돗토리현에 [명탐정 코난]을 소재로 한 코난 마을이 존재하지만, 아무래도 효시는 사가이미나토시이다. 이젠 입소문과 유명세를 타고 일본 자국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들이 이 작은 도시로 찾아오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블라디보스톡)~한국(동해시)~일본(사가이미나토)을 연결하는 관광크루즈 노선도 연결되어 운행되면서 현지를 찾는 우리나라 방문객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우리도 일본의 인기보다는 못하지만, 스타 만화 대가들이 존재한다.

이현세, 허영만, 박봉성, 길창덕, 고우영...

우리나라의 만화산업 규모와 저변으로 볼 때 우리도 이 같은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보면 어떨까 싶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일본처럼 창작가와 예술가, 지자체 공무원과 지역 주민들의 합심하지 않고서는 어불성설이다. 갈수록 도시는 관광객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로 끊임없이 경쟁하고 있다, 훌륭한 콘텐츠가 도시를 먹여 살리는 시대다.         



[도시문화마케팅-Y어반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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