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열풍을 넘어 해외까지~ 대한민국 치맥 문화!
올여름, 일찍 찾아온 더위가 매서웁다 못해 공포스러웠다.
5월 말부터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대략 2~3개월 대한민국 전 국토를 푹푹 찌웠다. 지구 온난화도 이유라고 하지만... 갈수록 봄이 없고 여름만, 그것도 열대야 지방에서 느끼던 열기가 우리 땅에 그대로 쏟아진다.
으아~ 뜨거워.
하지만, 아무리 뜨거워도 세상사 살아갈 방법은 많다. 에어컨도 있고 냉장고도 있고 시원한 팥빙수, 아이스크림, 얼음과자, 아이스커피.... 그중에도 쿨하게 냉장한 생맥주. (거품이 이쁘게 담긴)
서설이 좀 길었지만, 폭염에 시달린 올여름을 보내며~~
이제 본 얘기를 꺼내본다. ‘치맥’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정말로 치킨을 사랑하는가 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국내 치킨 점포수가 4만여 개에 이르고 이는 전 세계 맥도널드 매장 수(3만 6천) 보다 많은 수치다.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외식/간식이다. 치킨~~
게다가 이젠 더불어 맥주가 결합되어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를 만들었다.
[치맥=치킨+맥주]
치맥은 당당히 고유명사가 됐고, 현대 신조어 중에 가장 핫(hot)한 단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어찌 보면 그냥 단순한 조합이지만, 그 파급은 역사와 문화를 새로 창조할만하다.
우리 국민들이 치킨을 좋아하는 이유야 따지고 보면 간단하다. 그리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에 그나마 푸짐하게 온 가족이, 또는 친구 모임에, 회사 회식자리에 치킨 두어 마리면 충분한 사정이 첫 번째 이유고. 아마도 전 세계에서 이렇게 다양한 닭(치킨) 요리 레시피가 있는 나라는 우리뿐일 것이다.
양념, 훈제, 후라이드, 오븐구이, 숯불구이, 전기구이, 파닭, 마늘, 백숙, 삼계탕, 닭갈비, 닭볶음, 닭개장,....
그래도 불구하고 여름엔 치킨과 맥주다. (물에 빠진 닭 말고)
2~3년 전인가? 전지현, 김수현이 열연한 드라마 [별그대=별에서 온 그대]가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일대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극 중에서 전지현이 치맥을 태연히 먹는 장면은 가히 압도적이다. 인기 드라마에 등장한 이 짧은 연출 장면이 어마어마한 파급을 몰고 올 줄이야.
대한민국도 순식간에 치맥에 빠지고, 이는 곧 대륙의 열풍으로 이어졌다. 중국인들도 한국의 치맥 문화에 바로 동참했다. 치맥이란 독특한 한국 음식 문화에 동경심을 갖는다는. 신기한 현상이 벌어졌다.
압권은 지난해 중국 아오란 그룹 직원 4,500여 명이 한국에 인센티브 관광차 왔는데, 인천 월미도 공원에서 단체 치맥파티를 연출한 순간이다. 월미도 기다란 광장을 가득 매운 식탁과 좌석, 그리고 저마다 맥주캔과 치킨을 들어 보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나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정말로 치맥은 이제 단순한 치킨&맥주가 아닌 문화인 셈이다.
이제 자세히 우리 내부를 들여다볼까?
벌써 5회째를 맞은 대구 치맥페스티벌. 2013년 처음 국내 최초이지만 당시에도 상당히 어색한 단어. 치맥을 들고 대구시가 잔치를 벌였다. 여름철 제일 무더운 갑갑한 도시. 내륙도시에 특별히 관광/구경거리가 없는 대구시의 입장에서야 절박한 사정이 있겠지만, 필자를 포함한 전문업계 입장에서는 사실 냉소적이었다.
아무리 대구 출신 교촌, 호식이 두 마리 등 국내 대표적 프랜차이즈가 있다 하더라도 어찌 치킨, 맥주가 대구의 축제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이젠 다들 인정하지만, 정말로 치맥이 대구의 빅 아이콘이 되었다.
2017년 올해 대구 치맥페스티벌에 단 5일 동안 100만 명 이상이 축제장소. 두류산 공원을 방문했다. 축제장은 연일 북새통에 혼잡했지만, 그래도 모든 이들이 즐거워하고 축제를 만끽했다. 행사에 참가한 국내 모든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와 주류회사도 회사 역량을 총동원하다시피 했다. 이제 치맥은 단순한 먹거리 문화가 아니라 산업이다. 축제를 주도한 (사)한국치맥산업협회의 존재감이 커지는 성적표이다.
대구 치맥 페스티벌은 대구시민만이 아닌 전국에, 그것도 외국인 관광객도 상당수 축제를 즐겼다. 5년 만에 대한민국 대표 축제의 하나로 우뚝 선 것이다. 캐리비안베이/ 한국 민속촌등이 연간 방문객 150만을 웃도는 수준을 비교하면 대구 치맥페스티벌의 흥행은 그야말로 경이적이다.
이 기회를 빌어 대구 치맥페스티벌 관계자에게 축하와 격려를 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콘텐츠와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를 당부드린다.
아! 또 있다.
이번 대구 치맥페스티벌에 독일 옥토버 페스티벌 관계자와 독일 방송(한국의 VJ특공대 같은...) 팀이 취재 왔다고 한다. 그 유명한 전 세계 3대 축제, 독일 뮌헨의 옥토버 페스티벌이 엉뚱하게도 아시아, 한국. 그것도 맥주와 전혀 상관이 없는 도시. 대구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옥토버 페스티벌은 축제기간 중 550만 명에 이르는 방문객이 올 정도로 세계적이다.)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 우리의 지방축제를 취재 오고 관심을 둔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얘기다. 그들도 한국에서 피어난 신기한 문화 ‘치맥’에 대해 호기심을 넘어 긴장감을 갖는 것이다. 왜냐면, 산업을 넘어 문화 파워는 엄청난 콘텐츠임을 그들은 익히 잘 알고 있을 터이다.
이 대목에선, 우리도 자부심을 더 한번 갖자!.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킨+맥주 사랑은 한도 끝도 없다. 필자는 말할 것도 없이. 이미, 남해 독일마을엔 해마다 맥주 페스티벌이 벌어진다. 당연히 독일 옥토버 페스티벌이 한국식 스타일로 번형 되어 개최되고 이미 굳건히 흥행에도 성공한 케이스다.
푸르른 바다와 아름다운 마을 풍광 속에 진행되는 맥주 축제야말로 환상적이고 이국적이다. 남해 독일마을은 연인원 140만~170만 이상의 관광객이 오는 남해군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근데 갑자기 야릇한 콘셉트의 대구 치맥이 등장하면서 맥주축제의 대명사. 독일마을도 긴장에 빠졌다. 자칫 잘못하다간 대표 자리를 대구에 내줄터이니까.
왜? 치맥이야? 소맥=[소시지+맥주] 아인가? ㅎㅎ
대구 치맥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여기저기 엇비슷한 축제가 연이어 등장했다. 세세히 열거하면 열 손가락이 모자라겠지만, 그래도 지방자치단체의 주도하에 진행되는 케이스도 다수다.
역시나 콘셉트와 이유를 모르겠지만. 원주도 구도심 골목시장 활성화를 위해 치맥축제를 진행한다.
2015년을 시작으로 올해 3회째이지만, 꽤나 지역주민들에게 호응이 좋다고 한다. 이 역시 치맥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특별한 콘셉트가 부족해도 우리 국민들이 좋아하면 그만! 시장도 살아나고, 사람도 살맛 나고. 이게 바로 도시다.
음식의 대표주자. 전주에도 치맥 페스티벌이 있다. 굳이 왜? 하나 싶지만,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2회째를 맞은 전주도 모래내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치맥 페스티벌이 등장했는데,
조금 차별화는 치맥+가맥이다.
가맥이란 가게 맥주집의 준말인데, 오래전부터 전주에선 가맥집이 꽤 성행했다고 해서, 애주가이자 여행가인 필자도 사실 의아했다. 이미 전주는 한옥마을이 최고의 관광지로 뜨면서 우리나라 대표 관광도시로 자리 잡았다.
전주에는 비빔밥만 있는 게 아니다. 매력 있는 문화콘텐츠가 있고, 열정적인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도시를 만들어 간다. 이 역시 필자도 기립박수를 보낸다.
춘천 하면 바로 로맨스다.
호반의 도시, 연인과 젊음의 도시, 춘천은 오래전부터 사랑받은 관광도시다. 경춘선 열차를 타고, 기타를 메고 가던 어릴 적 추억. 옛 생각은 지금도 떠올리면 새롭고 설렌다. 각설하고, 춘천 하면.
닭갈비인데,,,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춘천 의암호변에 치맥축제가 펼쳐졌다. 그것도 연인의 대명사. 로맨틱을 달고. 풍광이야 어느 도시에 안 꿀리는 춘천이고, 닭갈비 원조. 춘천이 이제 맥주를 업고 과감히 대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30 수도권 관광객을 고려한다면, 가히 전략적이고 위협적이다.
닭갈비의 대명사. 춘천이 나서면 ~ 꽤 괜찮을 듯.
어찌했든, 치맥은 대구, 원주, 전주, 춘천만 아니라 이미 서울, 부산 등 전국 어디나 우리 국민 모두가 즐기는 음식문화이다. 딱히 누가 원조고 후발도 없다. 그러기에 이제 단순한 파티, 축제를 넘어 산업으로 키웠으면 한다.
이참에 조금 더 디테일한 코드가 더 만들어졌으면 한다. (방법, 형식, 프로그램, 콘텐츠 등)
그래야 수년 후(?) 대한민국의 치맥축제가 독일 옥토버 축제에 버금가는 차세대 월드 대표 축제로 발전할 수 있고 도시도, 마을도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