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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나그네 윤순학 Oct 01. 2017

#.전설의 백작부인. 레이디 고디바

벨기에 명품 초코렛 '고디바' 스토리


#. '고디바', 달콤한하고 특별한 초코렛 이야기. 



초코렛.  검갈색의 이 물질은 분명 남녀노소 불문하고 최고의 기호 식품이다. 커피도 마찬가지이지만.



업무 출장차 해외를 다녀올 때면 귀국길에 공항 면세점에서 거의 필수적으로 구입하는 품목 중 하나가 초콜렛이다. 바쁜 일정에 비교적 선물 고르는 노력과 시간이 덜 들고 적당히 골라도 가격도 그나마 만만하고 상대적으로 가성비(선물을 건네준 후 반응)가 좋기 때문이다. 특히나 애시당초 선물 쇼핑에 관한한 잼병이라 할 수 있는 나로서는 더욱더 그럴 수밖에 없다. 






고급스럽고 럭셔리하게 진열된 선물용 초코렛 판매부스를 아이쇼핑(?)하며 빠르게 두 눈을 스캐닝하다 보면 유독 그중에서도 끌리는 브랜드를 마주하게 된다. 그 유명한 벨기에産 명품 초콜렛 ‘고디바'!


브랜드 이름부터가 독특하다. 귀국길에 고디바 초콜릿 몇 상자만 있으면 어느 정도 고민의 절반은 해결된다. 

(특히 아이들 선물용으로 딱이다.)




초코렛도 알고 보면 역사도 길고 맛의 갈래도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대중적인 상품으로 발전한 미국의 허쉬, 조그만 바둑알 모양의 m&m, 스키틀즈도 있다. 우리 대표적인 브랜드 가나초코렛도 대중적으로 성공한 브랜드다. 그렇지만 공장에서 대량으로 막 찍어낸 대중상품을 어디 명품 브랜드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카카오를 원료로 만든 초코렛이라도 다 같지 않듯이 맛과 품격에는 천차만별의 구분이 있다.    


스위스에 가면 밀크 초콜릿이, 벨기에에 가면 프랄린 초콜릿이, 이탈리아에 가면 지앙주아(개암=헤이즐넛의 일종을 원료로 한)가 프랑스에 가면 다크 초콜릿이 우리를 유혹한다.  

  

이름난 초코렛 브랜드는 고디바를 비롯해 길리안, 라메종 뒤 쇼콜라, 란트, 토블론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고디바의 품격과 명성을 따라갈 수 없다. 가격도 최고로 비싸지만...     





고디바를 비롯해 단맛이 강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특징인 벨기에 초콜릿의 심벌은

뭐니 뭐니 해도 프랄린 초콜릿이다.


프랄린 초콜릿이란 안에 크림, 견과류 등을 채워 넣고 초콜릿을 씌워 만드는 작은 미니 초콜릿으로, 맛은 물론이거니와 아름다운 갖가지 모양으로 전 세계인들의 눈과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고디바는 상대적으로 고가(高價)이긴 하지만 겉모양도 화려하고 맛과 품질도 최고급이라 선물용으로 딱 안성맞춤이고 포장 자체가 고풍스럽고 왕실 분위기를 풍기는 폼새가 뭔가 있어 보이는 포스를 풍긴다.

벨기에산 고급 초코렛으로만 알고 별생각 없이 구매했지만, 이 명품 초코렛 브랜드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스토리를 알게 된 후부터는 더욱 그 끌림이랄까?  강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고디바 초콜렛’은 1926년. 탄생한다.

우리 나이로 이제 구순(90)의 나이를 막 넘었다.     



벨기에의 초콜렛 장인. 조셉 드랍스가 1926년 브뤼셀의 그랑플러스 광장 한쪽에 연 초콜릿 가게가 고디바의 시초이다. 이후 1958년 파리에 진출하고, 1966년 미국 캠벨 수프사에 인수되어 본격적으로 미국과 유럽에 소개되며 유명해졌다. 10여 년 전인 2007년 터키 일디츠 홀딩스사에 매각되지만 아직까지 고디바 브랜드의 명성은 전혀 퇴색되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 


의아하게도 그동안 소유 기업의 국적은 수차례 바뀌었지만, 그 전통은 그대로이다.


식품산업이 오늘날 첨단산업에 밀려 부침을 거치는 거야 당연하다. 명품 ‘고디바’의 계승자들이 숭고한 정신과 바탕을 이어가기에 가능하다.    



사랑과 희생. 배려와 우아함의 아이콘. 레이디 고디바   

 

‘고디바’라는 브랜드는 11세기 영국 코벤트리 지방을 다스리던 레오프릭 영주의 아내 이름을 따 온 것이다.



백작부인 레이디. 고디바이다.    



당시 이 지방의 군주인 레오프릭 영주는 지역의 통치와 지배를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고 이는 특권층이 아닌 일반 백성과 시민들의 몫으로 부담을 돌렸다. 대부분 가난한 농부이던 지역 주민들에게는 과중한 세금이 매겨지게 마련이었다. 늘 주민들은 가난에 헐벗고 굶주리지만 현실보다 더 무거운 세금에 치를 떨었다.   

 

어느 날 하루하루 신음하는 지역 주민의 고통을 안타깝게 여긴 백작부인 고드바는 영주인 남편에게 주민들의 막대한 세금을 감해줄 것을 부탁하지만, 당연히 영주는 들은체도 안 했다. 그저 그러려니 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계속적인 부인의 간절한 청이 계속되자 설마 하고 영주는 장난 삼아 부인 고디바에게 황당한 제안을 한다. 영주의 말인즉은, 부인이 발거 벗은 채 나체로 말을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면 원하는 만큼 세금을 깎아주겠노라고 말했는데 당연히 설마 하고 건넨 농담 수준이었다.    


그러나 백작부인 고디바는 어설픈 영주의 제안을 장난으로 넘겨 듣지 않았다. 백작부인이자 영주의 아내인 자신의 지체 높은 신분에도 불구하고 고디바는 용기를 내어 수치심을 무릅쓰고 알몸으로 말을 타고 거리에 나섰다. 내친김에 영주가 말한 대로 마을 전역을 한 바퀴 말과 함께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괴상하고 기이한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다가 곧 사실임을 깨달았다. 고디바의 진정성과 따듯한 배려에 감복하여 마을 사람들은 모두들 자신의 집 창문 커튼을 내리고 밖을 쳐다보지 않았다고 한다.한켠이라도 고디바 부인의 수치심을 덜어주기 위함이고 그녀의 거룩한 희생과 용기에 모두들 일심동체가 되어 경의를 표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고디바는 영주의 약속을 지켜내어 시민의 세금을 감해주는 데 성공했다.



11세기 레이디 고디바의 가난한 시민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용기에 대한 일화는 20세기에 이르러 벨기에의 한 초콜릿 장인의 솜씨와 어우러져 세계적 명품 브랜드 ‘고디바 초콜렛’으로 재탄생하기에 이르렀다.    

 

벨기에 초코렛 명장. 조셉드 랍스는 고디바 부인의 용기, 이타심, 관용, 우아함과 고귀함을 선택하고 상표를 상징하는 로고 또한 말을 타고 있는 고디바를 그대로 모티브로 사용하였다.     





이렇게 명품초코렛 고디바는 탄생하였다. 명품은 아무거나 되나? 



역시나 제품의 맛과 품격, 디자인과 포장등 모든 요소가 중요하지만 브랜드가 갖고 있는 어떤 브랜드도 넘볼 수 없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스토리와 포스가 있어야 명품이다.



현재 ‘고디바 초콜렛’은 명품중의 명품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달콤하고 부드러운 초콜렛에 담긴 숭고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독특하고 재미있으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스토리텔링으로 뇌리에 남는다.    



재미를 넘어 숭고하기까지 한 ‘고디바’의 브랜드 스토리는 앞으로도 주요한 바이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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