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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나그네 윤순학 Jul 04. 2018

이천 예스파크의 꿈

이천 도자예술마을 - 명품예술마을 만들기


#. 명품 예술마을. 이천 예스파크의 꿈    


수도권 중부지역에 위치한 경기도 이천(利川)은 인구 26만명의 중소도시 규모이지만 지금은 세계 3위 반도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SK하이닉스(옛 현대전자)을 선두로 첨단산업과 주변 연계산업 유입등으로 고용창출과 인구증가와 함께 급속히 산업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머지않아 인구 30만을 돌파, 강소도시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전히 이천을 대표하는 상징은....    


경기도 이천(利川)하면 뭐니뭐니해도 바로 ‘쌀’과 ‘도자기’다.   

  

쌀은 영남의 김해평야, 호남의 김제, 나주평야, 경기도 김포평야 못지않게 기름진 옥답이 많아 명품쌀 생산지로 유명하고, 도자기는 이천 고장이 예로부터 흙과 물이 좋고 도자를 굽는데 필요한 땔감이 풍부하고 적당한 바람과 남한강 자락 인근에 위치하여 물자재 수송에 유리한 덕에 발전한 까닭이라고 한다.    


도자기는 오래전부터 이천, 광주, 여주가 대표적이지만 이천시가 2010년 유네스코 창의도시(민속공예)로 우리나라 최초로 선정되면서 국제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계기가 되었다.     


매년 4월말이면 이천과 함께 광주, 여주가 각자 특화된 도자기축제를 개최하고 2년마다 세계도자비엔날레를 공동 개최하며 ‘도자’의 맏형자리를 놓고 치열히 경쟁하지만 이천이 아무래도 제일 선두에 선 듯 싶다.    

이를 반증하듯이 이천 도자공예의 간판으로 떠오른 브랜드가 있는데 '이천 예스파크'라고 하는 예술마을이 들어선 것이다.    


문화예술마을, 예술촌등으로 불리우는 예술마을은 다양한 예술 장르인 도자는 물론 문학, 음악, 미술, 조각, 회화, 공예등 다수의 예술가들이 모여 자신만의 예술 감성을 발산하고 창작하며 경쟁한다. 때론 예술가들끼리 협업하며 한차원 높은 예술 세계를 구현하며 문화적 공동체를 이룬다.  


20여년 역사를 지닌 파주 헤이리마을, 철공소 단지를 문화1번지로 탈바꿈시킨 영등포 문래동 예술촌, 쇠퇴하는 구도심 마을을 변화시킨 마산 창동예술촌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전국에 크고 작은 마을과 예술가 거리, 상가가 예술촌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생성되고 발전하고 있다. 서울 인사동이나 대학로, 홍대 연남동등도 이젠 너무 상업적으로 과도하게 변질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찾고 사랑하는 곳이다.    




2018년 4월 27일 이천 예스파크 개촌!     


2개월 전, 지난 4월 27일. 이천 예스파크(이천 도자예술마을)는 태어났다.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에 10여년의 준비 끝에 국내 최대 규모의 예술마을이 조성되어 개촌(開村)식과 개막행사가 성대히 열렸다. 물론 이미 상당수 예술가들이 이미 입주하여 창작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지만 올해에는 32회 이천도자기축제와 함께 더욱 더 큰 관심을 모았다. 


이천 예스파크는 406,978㎡ (123,111평)의 연면적에 도자, 공예, 미술, 회화, 조각, 음악등 220여가구의 예술공방이 입주하고, 상가(카페)촌, 공연장과 공원, 생태하천(학암천)으로 아름답게 조성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예술마을이다. 10여년전 고속도로(중부)변 평범한 논밭에 불과한 평지가 이천시와 이천 도자,공예 예술가들이 합심하여 결실을 맺었다.      




예술마을 준공을 2년여 앞둔 2016년부터 필자도 이천 예스파크 브랜드, 마케팅, 활성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며 외부 전문가로 참여한 터라 이 마을에는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     


행정적 명칭으로 이천도자예술촌으로 시작한 이 곳은 국민 명칭 공모 진행과 전문가 컨설팅을 진행한 후 ‘예(藝)'S파크’ 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갖게되었다. 도자예술촌이라는 다소 옛(촌)스러운 이름보다 중장기 글로벌 감각의 미래비젼을 담은 네이밍이다. 처음엔 예술마을 입주 예술가들도 낯선 네이밍과 그동안 익숙했던 ‘도자’라는 명칭을 포기하기가 아쉬운탓에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세계 명품 예술마을이란 비젼 설정에 결국 동감하게 되었다.    


이천 예스파크는 국비와 도비, 시비를 함쳐 10여년간 약 750억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대역사이기도 하다. 서울, 부산등 메가시티의 사업 규모에 비해 미약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인구 20만이 조금 넘은 지방 소도시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예산이다. 비슷한 시기 부산시와 기장군이 이보다 더 큰 규모의 도자예술촌 조성을 위해 야심차게 기공식까지 마치고 결국 시지부지 좌초한 실패사례에 비하면 대단한 성과이다.     


12만평에 이르는 광활한 토지 매입과 기반 공사, 도로, 전선지중화, 하이패스IC, 대형주차장, 조경, 생태하천, 공원, 야외공연장등  예술마을로서의 하드웨어는 완벽히 구축되었고 입주 예술가의 개성을 맘껏 반영한 220여 예술공방 개별 건축물도 들어섰다.     


앞으로 아직 미입주한 예술공방과 상가, 호텔까지 들어서게 되면 단순 일일 방문형 관광예술마을에서 체류,거주형 예술마을이 된다. 이제 유네스코 창의도시 이천은 외형상 도자공예란 콘텐츠를 품은 수도권 관광도시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새롭게 이천 예스파크에서 개최된 이천 도자기축제!    

 

올해로 32회쨰를 맞은 ‘이천도자기축제’는 오랜 역사와 함께 ‘이천쌀문화축제’와 쌍벽을 이루는 이천의 대표 축제이다. 매년 수십만명의 방문객이 참여하며 축제를 즐기는데 올해는 대략 50만여명의 축제기간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매년 이천시민의 공원이자 휴식처로 유명한 설봉공원에서 개최되어오다 올해 처음 개촌한 예스파크로 옮겨 축제를 치뤘다. 산과 호수로 자연경관이 쾌적하지만 전체적인 장소가 협소했던 설봉공원에 비해 예스파크는 몇 배 넓은 공간에서 진행되다 보니 장점도 많았지만 축제를 준비하는 관계자들이 애를 먹은것도 사실이다. 


몇 배 넓어진 행사장을 채울 콘텐츠와 볼거리, 즐길거리, 휴식 인프라가 많이 부족했던 탓이다. 관람객도 넓은 축제 행사장을 도보로 이동하며 관람하다 보니 예년에 비해 발품이 많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빈약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매년 정해진 축제 예산으로 치루다보니 그도 그럴 수밖에.    


그나마 필자가 진행한 개촌식과 개막행사(콘서트)는 별도 예산으로 추진되었기에 나름대로 큰 무리없이 준비되었다. 유네스코 해외 교류도시에서 온 많은 외국 초청객과 정부, 지자체 및 국내 내빈이 참석하여 예스파크의 첫 출발을 축하해 주었다.     





개촌 세레모니에 이어 예스파크 내빈 투어를 마치고 3,000여명의 관람객이 운집한 가운데 개막축하 콘서트도 화려하게 펼쳐졌다. 오랜만에 이천에서 큰 규모로 개최된 행사이다. 요즘 핫(?)한 연예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시민들과 관람객도 참여하며 즐거움을 만끽했고 잘나가는(?) 방송사 JTBC와 협업하며 첫날 이천도자기축제의 성대한 서막을 알렸다.     







But, 명품마을.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이천 예스파크 활성화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준비하며 그동안 2년간 다수의 이천시민과 이천의 도자명장과 입주 예술가들도 만나고 시청담당 공무원, 도자산업 관계자와도 함께 많은 논의를 진행했다. 그간 이천을 방문한 횟수도 수십회에 이른다. 이천시민과 입주예술가들을 초청해 마을 발전 방향에 대한 마스터플랜 공청회도 진행했다.    


어느 정도 보람도 느끼지만 아쉬움도 크다. 어렵게 기획한 마스터플랜과  활성화방안은 현재 기획 플랜만 있고 실행 플랜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 예스파크는 겨우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현재까지는 웰 메이드된 하드웨어만 있고 관광객을 위한 콘텐츠, 체험 프로그램, 편의시설, 먹거리등 방문객의 오감을 만족시킬만한 소프트웨어가 태반 부족하다.    

 

입지 조성에 들인 예산에 비해 지자체의 향후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구축을 위한 예산 지원 여부도 불투명하다.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공단지가 아닌 입주자가 소유한 개별 마을이기에 한도를 넘은 공공 예산 지원도 쉽지많은 않다. 그렇다고 재정상황이 열악한 입주 예술가들만으로 상당한 투자 재원이 필요한 운영 프로그램, 콘텐츠 구축을 담당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그나마 도자기축제가 열리는 기간동안은(대략 2~3주) 방문객이 많지만, 그외에는 아직 외부 관광객이나 방문객이 한산한 편이다. 주성된 대단지 규모에 비해 연간 방문객이 미약하면 타격이 크다.


도자,공예등 예술공방의 작품 판매 매출이 감소하고 수익이 감소하면 예술가들의 예술작품 창작에 애로를 겪게되며 음식점, 커피점, 편의점등 상가지구의 개별 상가도 안정적 운영이 힘들게 된다. 더욱이 예술 공방의 업그레이드, 마을 발전을 위한 신규 투자가 어려워져 장기적으로 자립적인 마을 운영 기반 마련이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예스파크는 단순 예술가 주거 단지가 아닌 관광, 판매, 재방문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관광예술마을이기 떄문이다.    


이천 예스파크! 어디 시작부터 배부르랴?     


다른 마을과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20년 선배인 헤이리마을은 토지 분양때부터 400여 입주예술가들이 직접 토지분양가의 일정비율을 활성화 재원으로 갹출해서 상당액의 예산을 조성해서 시작했다. 해당 지자체인 파주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마을의 발전적 운영을 위한 입주자 대표로 구성된 위원회와 운영사무국도 초창기부터 꾸려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경쟁 관광지가 많아진 탓에 한때 연간 방문객 150만에 이르는 핫플레이스였던 헤이리마을은 최근 몇 년간 침체기를 겪다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이는 전체 마을 입주예술가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신규 전시, 공연장, 영화관등 새로운 콘텐츠와 고객 눈폰이에 맞는 운영 프로그램의 도입과 개선에 기인한다.         

 

하지만 명품마을이 사실 한두해 만으로 완성되어지지는 않는다. 연간 수많은 방문객이 찾는 유명 핫플레이스인 남이섬, 자라섬, 전주 한옥마을, 헤이리마을, 문래동예술촌, 부산 감천마을, 인천 차이나타운, 송월동 동화마을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동안 마을 주민과 지자체, 외부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끊임없이 얼굴을 맞대고 상의하고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고 솔루션을 찾고 소통한 노력의 결과이다. 마을 입주민 스스로 자립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다각적인 수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한 체험,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광객을 맞이한 덕분이다. 이들은 이제 오히려 너무 많은 관광객을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다.

  

향후 10년후 이천 예스파크의 모습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힘겹게 첫 발을 띈 만큼 이천, 더 나아가 수도권, 대한민국의 명품 예술마을로 안착하기를 바랄뿐이다. 


[도시문화마케팅컴퍼니-와이어반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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