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술관,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다.
프랑스 파리는 예술의 도시답게 세계적인 미술관을 자랑한다. 유리 피라미드 건축물 입구가 상징인 세계 최고의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 옛 철도역과 호텔을 개조한 ‘오르셰 미술관’, 도시 재생의 일환으로 탄생한 ‘퐁퓌두 센터’등 세계적인 미술관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도 모자라 세계적 패션그룹 회장의 집념으로 건축된 ‘루이뷔통 미술관’까지... 파리는 그야말로 세계적 예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물밀 듯이 밀려오는 관광객을 빨아들이는 ‘문화 블랙홀’이다.
심각한 도시 공해를 유발하던 화력 발전소를 개조해 만들어진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99m의 굴뚝으로 상징되는 런던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되었다. 이미 런던에는 엄청난 규모의 세계적인 ‘대영 박물관’이 있어 현대적인 테이트 모던과 함께 문화 시너지를 낳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 대영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미술관이라 불려지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한 외교관의 주창에서 시작한 미국의 ‘자존심’ 프로젝트였다. 1866년 파리에서 열린 미국 독립기념일 파티에서 미국 외교관인 존 제이(John Jay)는 유럽에 비해 빈약한 문화에 대한 미국의 ‘자존심’을 역설하였고 이후 수많은 미국의 기업가, 예술가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져 오늘날의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성장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못지않게 시카고 미술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또한 문화 경쟁력과 대표적인 도시 랜드마크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페인 바스크 주의 빌바오(市)는 수도 마드리드에서 400km 떨어진 수변도시이자, 낙후된 제철산업 공업도시였지만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를 통해 ‘문화 도시’로의 대도약을 시작했고 연간 수백만의 방문객을 맞이하여 도시가 활력을 되찾고 엄청난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빌바오 효과’란 신조어를 낳으며 전 세계적으로 쇠락한 도시를 부활시키는 문화 벤치마킹 사례로 첫째로 꼽힌다.
도시가 품은 세계적인 미술관은 도시의 자존심과 문화적 긍지를, 풍요한 경제적 활력을 창출한다.
‘세기의 기증’이라 일컫는 ‘이건희 컬렉션’
올해 상반기 전 국민 핫이슈 중 하나는 ‘세기의 기증’이라 일컫는 ‘이건희 컬렉션’이다. 삼성(家)이 수십 년간 소유해 온 다양한 문화재, 미술품의 기증 작품수가 무려 23,000여 점에 이른다. 기증 예술품에 대한 문화적 가치야 말할 것도 없지만 그 경제적 가치는 전문가의 단순 추정으로도 최소 수조 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예술품 기증에 대한 이유와 배경 등은 차치하고 세간의 관심은 이제 새로 마련될 ‘이건희 미술관’에 쏠리고 있다.
금동보살입상, 청화백자 매죽문항아리, 정선의 ‘인왕제색도’, ‘금강전도’등 우리 국보급 문화재를 비롯 황소(지중섭), 절구질하는 여인(박수근), 수련이 있는 연못(클로드 모네), 켄타로우스 가족(살바도르 달리)등 유명한 동서양 회화작품이 이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세계인을 만날 채비를 준비한다.
세계 선도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문화 자긍심’을 한껏 더 높일 절호의 기회다!
세계적인 ‘이건희 미술관’을 품을 도시는 어디인가?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은 월드컵 유치전보다 더 뜨겁다.
공개적으로 선언한 도시들은 줄잡아 20여 곳 이상이다. 각 지역마다 시장이 나서고 지역 국회의원, 기초의원, 문화예술인, 시민, 학생들까지 나서 유치 지지 선언과 서명 운동을 전개하는 등 모두 다 총력전이다.
현재 유치전은 크게 세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 ‘상징성, 접근성, 인프라 우위를 바탕으로 한 ’ 서울, 수도권 입지론‘/ ’ 지역 문화 균형발전, 기증자의 지역 뿌리에 근거한 ‘대구, 부울경 입지론’/ 전국 중앙이자 행정 중심인 ‘대전, 세종 중부권 입지론’이다
서울, 수도권은 서울, 용산, 인천, 경기도, 수원, 평택, 오산, 시흥, 과천이 움직이고 중부권에서 대전, 세종, 서산시가, 영남권에선 부산, 대구가 사활을 걸었고 호남권에선 여수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정부가 서울시에 서울 송현동 부지를 타진했던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비수도권에선 "수도권은 안 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청와대 국민청원마저 등장하면서 유치전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이건희 미술관’의 최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각 지자체는 대한민국 최고 문화 인프라 확보를 위해 막판까지 힘을 기울이고 있다. 어느 도시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유치 도시는 지역 이슈를 떠나 대한민국 문화 자존심이 걸린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를 바란다.
역사적으로 대규모 전란과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치며 우리의 문화 자원, 유산이 상당수 소실되어 현존하는 ‘문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이번 ‘이건희 미술관’은 대한민국의 문화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유치 도시에겐 새로운 활력소를, 기증 유가족에겐 대대로 지역 사회공헌과 문화 발전에 이바지 한 명예와 존경심을 가져다줄 것이다.
‘세기의 기증’이 곧 ‘대한민국의 문화 자존심’으로 완성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