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뒤 바로 제품 디자인 산업에 뛰어드셨는데요?
OS: 넨도는 사실 밀라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02년 졸업여행으로 밀라노를 방문했을 때 마침 Salone 소비재 전시회가 열리던 터라 디자인은 당시 모든 이들의 화두였습니다. 건축가들이 Alessi 의 머그컵들을 디자인할 만큼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졌습니다. 2003년과 2004년, 저는 젊은 디자이너들을 위한 Salone Satellite에 참석했고 Maddalena de Padova 와 Giulio Cappellinid와 같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제 스승 같은 존재가 되었고 저는 그들에게 아이디어를 제안하러 밀라노를 매달 방문했습니다. 아직까지 전 8월을 제외한 매달 밀라노를 방문합니다.
M: 도쿄에서의 일상은 어떤가요?
OS: 9시경 일어나 강아지와 산책을 하고 10시경 스튜디오로 향합니다. 아래층에서 커피를 마시고 이메일을 확인하고 나선 계속 회의의 연속입니다. 점심엔 항상 가던 소바 식당이 문을 닫아 대체할만한 다른 곳을 찾고 있습니다. 저녁 행사나 파티에는 가지 않습니다. 10시에서 11시에 집으로 돌아와선 개인 업무를 봅니다. 집엔 강아지, 침대, 책 몇 권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없습니다. 텅 빈 호텔과 비슷하죠.
M: 꽤나 힘든 일상 같은데요.
OS: 루틴은 제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모든 프로젝트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변화에 적응이 빨라야 하죠. 저는 흰 셔츠와 검정 바지만 입습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흰 유니클로 셔츠만 마흔 장, 검정 아디다스 스탠 스미스 신발만 열 켤레 있습니다. 쇼핑을 따로 가지 않고 더 필요한 것도 딱히 없죠.
M: 디자인하는 과정은 어떤가요?
OS: 저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디자이너들에게 보여줍니다. 그들이 만족하지 않는다면 더 생각하죠. 그리곤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스케치 후 바로 3D 프린팅 작업을 합니다. 새로운 장비들을 구입하느라 파산 위기까지 간 적도 있습니다. 현재 24시간 구동 중인 3D 프린터가 일곱 대 있습니다. 제품을 물리적으로 사용해보는 게 저에겐 정말 중요합니다. 디자이너로서는 한 가지 생각에 매달리지 않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생각을 놓아버리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마치 들숨과 날숨의 연속인 호흡과도 같습니다.
M: 어떤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았죠?
OS: 2007년 이세이 미야케와의 Cabbage Chair 작업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Pleats Please 작업으로 그의 회사가 많은 종이를 낭비하고 있다고 연락을 받았죠. 저희 팀이 계속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시도들을 하던 중 지금 상태의 의자가 완벽하니 작업을 중단해달라 하더군요. 저는 아직 기능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해 작업을 좀 더 진행하려고 했지만 아니다. 다 끝났다 말하더군요. 건축가로서 저는 결과물을 먼저 떠올리려고 배웠지만 이세이 미야케와는 한 가지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유롭게 일합니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 경험을 통해 과정 자체를 즐기는 법을 배웠습니다.
M: 현재 많은 넨도 회고전이 있습니다. 그동안의 작업들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OS: 저는 과거의 작품들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항상 미래를 보려고 하죠. 아마 그래서 제 집이나 회사에 제 작품이 없나 봅니다. 저는 저와 더 이상 관계가 없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하려 합니다. 지금 당장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M: 넨도의 작품은 시(詩)와 산업 그 중간에 존재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OS: 제가 그렇게 말했나요? (웃음) 감정은 디자인에 있어 참 중요합니다. 너무 미니멀하면 차가워질 수 있죠. 뜻밖이나 유머러스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은 친근해야 하고 이 또한 이세이 미야케가 제게 가르쳐준 것입니다. 그는 예술과 디자인의 차이는 예술은 사람들을 슬프게 할 수 있지만 디자인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 말했죠.
Monocle Issue 113 Interview by Fiona Wilson
May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