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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현 Mar 28. 2021

희로애락을함께 해주는 이들과의 관계만으로 충분하다

나의몇 안 되는좁은 관계가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

어렸을 때는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흔들렸고,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 또 다른 세계에서 흔들리며 살아왔다. 각자 생김새가 다르듯, 성격과 삶을 태하는 태도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르다 보니 종종 나에게 상처를 주는 관계를 만나기도 했다


나는 늘 사람을 대할 때 경계심이 많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그 사람이 조금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면 금세 마음이 열려 관계에 최선을 다하던 내 모습을 자주 발견했다


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 사람을 좋아했으며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사랑을 나누는 일에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누군가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꽃을 피우기도 했고 꽃이 시들기도 했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일상을 얘기했지만 어떤 이와의 대화에서는 나는 더 밝은 사람이 되었고 어떤 이와의 대화에서는 기운이 빠지는 일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자연스럽게 나를 시들게 하는 이들과의 관계를 내려놓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일방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쌍방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멀어진다고 해서 함께 멀어지는 이들이라면, 서로의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관계를 거치며 배운 한 가지,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였더라면 내가 잠깐 그 끈을 잡지 못해 끈이 늘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 끈을 더 팽팽하게 잡아줬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어떤 순간에는 소중했을지 몰라도 수많은 이유로 멀어지는 게 자연스러웠던 것뿐이다.


그렇게 삼십 대가 되고 수많은 관계의 끈을 잡으려 애써 노력하지 않는다.


여전히 내가 잡고 있는 끈은, 내가 잘되었을 때도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는 이들과 내가 힘들다고 할 때 온전히 내편이 되어주는 이들과의 관계의 끈이다


예전처럼 관계의 숫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내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흐려지는 숫자 속에서도 분명 더 선명해지는 숫자들이 존재한다. 몇 안되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 선명해지는 숫자들이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으며, 나는 앞으로도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숫자들에 집중하며 살아가려 한다


여전히 나의 희로애락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해주는 소중한 관계들, 어떤 순간에는 나보다 나를 더 소중히 여겨주는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는 헤엄치며 오늘을 채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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