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태도가 되는 무례한 사람을 대하는 자세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고운 걸 모르는 무례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by 윤슬

출근을 하니 쪽지 한통이 왔고, 쪽지가 오자마자 30초 뒤에 전화벨이 울린다


썩 반갑지 않은 곳의 전화였다


이전화는 딱 유쾌하지 않은 느낌이었는데, 정말 딱 그런 전화였다. 내용은 이랬다. 시스템상에서 변경해야 될 내용이 있었는데, 그걸 왜 변경하지 않았냐며 다짜고짜 따지기 시작한다. 자주 하는 업무가 아니었고, 오랜만에 하는 업무여서 바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다음 트집을 잡기 시작한다


'자, 다음'


이건 또 왜 이렇게 되어있냐는 질문에 어이가 없기 시작했다. 나의 실수가 아니라 그저 담당자인 본인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에게 다짜고짜 따지기 위한 전화임이 분명했다.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죄송할 이유도 없었을뿐더러 담당자인 본인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저 사소한 업무 지적을 하기 위해 열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니, 어이가 없어서 울컥하고 말았다


사실 나는 눈물이 많은 편이라, 기쁠 때보다 화가 나거나 억울할 때 눈물이 더 나는 편인데 꾹 참느라 애썼다




"이런 무례한 사람 때문에 눈물이 한 방울이라도 나는 건 용납할 수 없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자신의 업무를 완벽하게 하지 않는 사람에게 죄송하지 않은 일로 습관처럼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이상한 고집 일지 모르겠지만, 습관처럼 죄송합니다 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다짐하곤 한다. 내가 죄송하지 않은 일까지도 그저 무례한 사람의 마음의 안정을 주기 위해 죄송하다고 말하는 일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 역시 고울 텐데, 무례한 사람은 늘 자신의 실수는 조용히 넘어가고 타인의 실수를 크게 지적하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늘 배워가고 있다


나에게 무례한 회사 사람에게 죄송하다는 말은 최대한 아끼도록 하자


내가 정말 죄송한 일이라면 당연하게 죄송해야 하는 일이 맞지만, 그런 정상적인 죄송함을 벗어나는 부정적인 죄송함에 대해서는 그저 객관적인 답변으로만 답을 해야겠다. 자신이 타인보다 높다는 이유만으로 화를 낸다거나, 윽박을 지른다거나,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까지 그저 죄송하다는 말로 그들의 기분을 안아줄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로 끝날지도 모르는 일들이겠지만,

그저 죄송하다는 말을 자주 할수록 나의 마음의 병은 더 깊어질 테고 내 마음은 와르르 무너져 내릴 테니까




"기분이 태도가 되는 무례한 사람은 어느 곳에서 나 존재하기에"


이십 대부터 벌써 회사 생활은 10년 차가 되었다, 한 곳에서가 아니라 여러 곳에서 회사생활을 하면서 기분이 태도가 되는 무례한 인간들을 꽤 많이 봤다. 아르바이트 시절, 처음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에게 자신의 기분을 맞추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하기 시작했고 결국 대접받지 못하자 혼자 열을 내기 시작했다.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감정조절이 안 되는 모습을 보면서 꽤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어느 정도의 나이를 어른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졸업 후 근무했던 곳은 경주였는데 부당한 대우를 하면서 자신의 말에 반문을 하고 바로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어리고 타지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해고 통보를 받기도 했다. 협력 업체 소속으로 일할 때는, 자신의 직위가 높다란 것만을 강요하고 그에 응하는 대우를 해주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대학 병원에서도 필요 이상의 업무 지시를 하면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어떤 날은 전화로 소리를 지르고 어떤 날은 미안하다며 쿠키를 내 자리에 놓고 가는 정신이상자도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이상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곤 하는데 그들은 모두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무조건 자신이 인정받길 원했고,

자신의 실수는 인정하지 않고,

타인의 실수에는 크게 화를 내기도 했다


회사 생활에서 인간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무례하기 짝이 없었고, 그저 자신의 기분이 태도가 되어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으니까


어느 곳에서든 인간관계 속에서는 기분이 태도가 되는 사람들이 무수히 존재하고, 그들은 타인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수 있는 능력 따위는 없다. 그저 인정해주자, 그들은 그저 태도가 기분이 되어버리는 불쌍한 사람들이고 우리는 그들을 불쌍하게 생각해주면 된다


그리고 그들의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아프게 하려고 할 때, 죄송하다고 말하기보다 내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더 단단해지자고 다짐해보자. 그들은 그저 기분이 태도가 되는 불쌍한 사람들일 뿐이니까


그들의 무례함에 상처 받지 않는 우리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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