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 직장인도 작은 실수에도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아림다운 계절, 고슴도치의 스물아홉 기록

by 윤슬

아림다운 계절, 고슴도치의 스물아홉 기록

다양한 업을 경험하며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온 지 8년 차 직장인, 다양한 업을 경험하면서도 적응이 되지 않는 순간들은 늘 존재한다. 오늘의 하루, 최대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찾아와 버린 하루. 나의 마음은 멈-칫 하고 정지 화면이 되어버렸다


오늘도 그런 하루였다, 몇 달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느라 나의 마음이 무겁게만 느껴졌다. 조금은 업무에 적응이 되었다고 느껴졌을 때쯤, 나는 긴장의 끈을 조금 내려놓으려 했던 하루였다. 조금 여유롭게 일처리를 했고, 마음의 무게를 조금 가볍게 하기 위해서 조금 느린 직장인의 하루를 보냈던 어느 날


'늘 긴장의 끈을 조금 놓아버리면 실수는 찾아오곤 했다'


스무 살의 나는 꿈이 많은 사람이었다, 다양한 업을 경험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아이들을 만나는 교육업을 하기도 했고, 비교적 일상적인 패턴으로 돌아가는 사무직 일을 하기도 했고, 누군가를 만나 설득하는 영업일을 경험하기도 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하면서 살아온 지 8년이 되면 나는 꼭 커리어우먼이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느 곳에 있어도 실수 없이 업무를 척척 해내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 것만 같았던 나의 생각은, 한 번씩 정신이 번-쩍 드는 실수로 대학교를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의 마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조금 여유를 부리며 업무를 마감하던 중 실수를 발견하고 말았다. 누군가는 나의 실수가 아니라며 위로해주었지만, 나에게도 책임이 있었던 일이기에 나의 마음은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그럴 수도 있지 뭐, 사람은 실수도 하면서 사는 거야'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지도 모르겠지만 - 나는 항상 타인의 실수에는 관대하고 나의 실수에는 마음이 쉽게 무너져 버리는 사람이었으니까, 나에게 하나의 실수는 치명적인 실수로 다가왔다






늘 그래 왔다, '그럴 수 있지, 다음에는 더 조심하자'라는 마음보다 '이렇게 실수할지 알았지 뭐'라는 나약한 마음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들어버렸다. 꼭 하나의 실수가 나의 몇 달간의 노력을 작게 만들어 버렸고, 나는 하나의 업무를 처리할 때마다 주눅 들어 있는 약한 직장인의 모습을 감출 수가 없었다


직장인의 삶을 살아온 지 10년 가까이 되면 나는, 일과 일상을 쉽게 분리하며 살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이만 퇴근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나는 직장인이 아니라 온전한 나의 일상으로 돌아와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마음껏 누리며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회사에서의 나, 일상에서의 나'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회사에서의 나의 무거웠던 마음은 일상에서도 무거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점점 더 낮은 곳으로 나를 끌어 내려갔다, 잠깐의 실수가 나의 바다에 깊은 파도를 만들었다


그러지 말아야지, 누구나 실수는 하는 거니까 라며 나를 다독여 보지만 나의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던 어느 날. '왜 항상 안 좋은 일은 한 번에 일어나는가' 생각하는 날이었다, 하나의 일을 해결했더니 또 다른 하나의 무거운 짐이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긴장하며 나의 잘못으로만 생각하고 주눅 들어 있던 날, 부장님은 '오! 잘했어'라는 칭찬으로 나의 마음을 사르르 녹여주셨다. 사실 시스템의 문제였지만 나의 잘못이라고만 생각했던 일이 실수가 아니라 잘한 일이 되어 하루의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던 날이었다






'타인의 실수를 이해하는 만큼, 나의 실수도 조금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는 나이기를'


태풍같이 찾아왔던 나의 일주일은 나에게 하나의 마음을 건네고 조용한 파도로 변해갔다, 타인의 실수를 이해하는 만큼 나의 실수도 조금 더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는 내가 되자고 다짐했다


우리는 살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실수를 한다는 사실을 누군가 인정해주기를 바라기보다 내가 스스로 인정하며 나의 마음을 안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사회생활에 조금 덜 상처 받으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큰 파도가 휘몰아칠 때마다 내가 나의 마음을 안아주지 못한다면 나의 마음에는 항상 높은 파도가 일렁일 것이고 나는 그 파도를 두려워하며 계속 휘청거릴 테니까 말이다


높은 파도에 우리의 마음이 일렁거릴 때마다 스스로를 안아줄 수 있는 우리이기를 바라본다.


누군가에게 위로의 말을 기대하기보다, 수많은 파도에 휘청거리며 힘들었을 나에게 '그럴 수 있어, 괜찮아'라는 따듯한 말로 나의 마음을 가장 먼저 안아줄 수 있는 우리였으면 좋겠다


우리는 인생의 수많은 파도를 만나고 있지만

파도에 잠깐 일렁거렸다고 해서 우리의 삶은 변하지 않는다


잠깐의 실수는 파도처럼 찾아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소중한 사람이고, 여전히 빛나는 사람임은 분명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파도에 잠깐 휘청거렸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바다처럼 넓은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