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똑같이 운전을 하고 나오는데 앞에 가는 버스에서 손이 불쑥 튀어나와 누군가에게 인사를 건네더라고요. 인사의 상대는 다름 아닌 반대편 기사님이셨어요
기사님들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지나가면서 인사를 하는 모습은 익숙했지만,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드는 반가운 인사는 낯설기도 하고 행복해 보여서 순간 머릿속이 띵 했답니다
"일 잘하고 있어? 힘들지는 않고? 좋은 하루 보내!"
마치 손을 몇 번 흔드는 행위에 수많은 마음이 담겨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요. 동료에 대한 애정과 반가움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 애정이 가득한 마음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느낌이었답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보낸 적이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요즘 타인에게 어떤 마음을 건네고 있는 걸까?' 서로가 서로에게 작은 힘이 되어주는 관계를 마주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전한 적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씁쓸해졌던 것 같아요
학창 시절 반을 이동하다가 우연히 친구를 만나 반가웠고, 동네를 걷다가 만나는 친구들이 반가웠던 학창 시절을 뒤로하고 오늘날 우리는 약속을 잡아야만 만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각자의 삶이 바빠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마음이 드는 제 자신이 모순적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들어 '관계'에 대해 의도적으로 담담함을 유지하고 있어서 더욱 쓸쓸했던 걸까요?
누군가를 진심으로 응원했던 마음들이 결국은 이용당하기도 하고, 타인을 생각하는 만큼 타인이 나를 생각하는지 모르겠는 마음들이 들어 서운하다 라는 마음이 피어올랐어요. 결국 '잠시만 안녕'을 택하기도 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네요. '우리'라는 이름을 참 좋아하는데 가끔은 이런 상황들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럴 수 있지'라는 마음을 점점 더 키워야 하는 어른이 된 것만 같아요
친구와의 약속이 갑작스러운 회식과 회의로 자주 깨져도 '그럴 수 있지, 우리가 정말 어른이 되었나 봐'라는 마음으로 말이죠. 관계에 대해,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결국 다시 '나'라는 사람을 먼저 돌아보게 되는 거 같아요. '나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을까?' '나는 어떤 관계에 마음을 다하고 싶은 걸까?' 결국 '나'라는 사람이 있어야 '우리'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금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마음보다 내 삶을 바라보는 마음을 키워야 할 때라고 생각했어요
마음의 초점이 내가 아니라 타인에게 향하면 향할수록 마음은 공허해지기도 하니까요. 결국 다시 '나'로 돌아오게 되는 신기한 일인 것만 같아요. 하늘이 예뻤던 오늘 완벽한 어른은 아니지만 주변을 살필 줄 알고, 마음을 깊게 마주할 줄 아는 꽤 멋진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다정해졌어요
시간이 깊어질수록 '나'와의 관계가 깊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져가요
하루에도 수많은 관계를 유지하며 힘을 얻기도 하지만 생각과 마음을 무겁게 안고 사는 사람이기에, 관계들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관계에 대한 기준점이 생길 테니 시간이 깊어질수록 모든 관계에 조금 더 유연한 사람이 될 수 있겠죠?
'관계'를 떠올렸다가 결국 다시 '나'로 돌아와 삶을 가을의 시작이었어요
아름다운 하늘을 보며 생각했어요 '네가 있어서 참 행복해' 결국 관계 속에서 힘을 얻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온전히 내가 되는 시간이 참 소중함을 느끼는 하루였어요
내가 자연 앞에서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는 건, 온전히 나와 깊어지는 시간을 선물해 주는 자연의 평온함 덕분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언제든 내게 와서 기대, 나는 이 자리에 있을게'라고 이야기해주듯 자연의 다정함 덕분에 마음이 든든한 가을의 시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