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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승범 Oct 17. 2019

코브라 효과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피리를 불어 코브라 또는 독사가 그 피리 소리에 쇼을 하는 것을 종종 보는 경우가 있다. 재미있고 흥미롭게 보일지 모르지만 만약 그 뱀을 길이나 산속에서 만나게 된다면 어느 사람도 재밌어 하지는 못 할 것이다.


과거 영국 식민지 지배하에 있었던 인도에서는 코브라에게 물려 죽거나 다치는 피해를 예방하고 막기 위해 코브라를 잡아 오면 보상금을 주는 국가적 정책을 펼쳤다.


맹독을 지닌 독사를 잡는 일은 매우 위험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너나없이 코브라 독사를 잡아 보상금을 받았다. 많은 보상금이 국가의 세금으로 지불해야 했지만 정책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마을에 코브라가 많이 사라져 인명피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뭔가 이상했다. 거리의 코브라가 줄어들어 인명피해는 줄어들었지만 코브라를 잡아와서 보상금을 받아가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하다고 느낀 관계자들이 보상금을 받는 사람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코브라와 독사를 잡아오는 사람들이 인도 델리 곳곳에 코브라 농장을 만들어 코브라를 사육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험하고 맹독을 지닌 코브라를 힘들고 위험하게 거리에서 잡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기른 코브라로 안전하게 보상금을 받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코브라를 사육하고 기르는 농장이 곳곳에서 계속 발견되자 결국 코브라 보상금 제도를 폐지하게 되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쓸모없어진 코브라를 무단으로 야산이나 거리에 버렸고 결과적으로 더 심각한 인명 피해를 초래하게 되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는데 오히려 문제가 더욱 악화하는 결과를 낳는 현상을 경제 용어로 '코브라 효과'라고 한다.


우리들은 한 결과가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대의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문제의 본질과 그에 대한 정책 대안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지 않고 제한된 관점에서만 보면 미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 정치,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논쟁과 분열의 모습들을 보면서 사회 곳곳에서 코브라 효과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는 안목과 다양한 시각, 관점을 볼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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