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승범 Oct 28. 2019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네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이해할 수도 없고, 도저히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이 나 자신과 주변을 상처 입히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보이는 이면에 숨어 있는 뜻과 섭리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두 천사가 여행을 하던 도중에 어느 부잣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거만한 부잣집 사람들은 저택에 있는 수많은 객실 대신 차가운 지하실의 비좁은 공간을 내주었습니다. 딱딱한 마룻바닥에 누워 잠자리에 들 무렵, 늙은 천사가 벽에 구멍이 난 것을 발견하고는 그 구멍을 메워주었습니다.


젊은 천사는 의아했습니다.
“아니, 우리에게 이렇게 대우하는 자들에게 그런 선의를 베풀 필요가 있습니까?”
그러자 늙은 천사는 대답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네


그다음 날 밤 두 천사는 아주 가난한 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농부인 그 집의 남편과 아내는 그들을 아주 따뜻이 맞아 주었습니다.


자신들이 먹기에도 부족한 음식을 함께 나누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침대를 내주어 두 천사가 편히 잠잘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날이 밝았습니다.
그런데 농부 내외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유는 그들이 우유를 짜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소득원인 하나밖에 없는 암소가 들판에 죽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젊은 천사가 화가 나서 늙은 천사에게 따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 둘 수 있습니까? 부잣집 사람들은 모든 걸 가졌는데도 도와주었으면서, 궁핍한 살림에도 자신들이 가진 전부를 나누려 했던 이들의 귀중한 암소를 어떻게 죽게 놔둘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늙은 천사가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부잣집 저택 지하실에서 잘 때, 난 벽 속에 금덩이가 있는 것을 발견했지 나는 벽에 난 구멍을 봉해서 그가 금을 찾지 못하게 한 것일세


어젯밤 우리가 농부의 침대에서 잘 때는 죽음의 천사가 그의 아내를 데려가려고 왔었네
그래서 대신 암소를 데려가라고 했지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네




중국 국경 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노인이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러자 이웃 주민들이 찾아와 위로의 말을 해줍니다. 노인은 전혀 걱정하는 기색도 없이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압니까?"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도망쳤던 말이 암말 한 필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주민들은 그 노인에게 축하의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이게 화가 될지 누가 압니까?" 하며 기쁜 내색을 하지 않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후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낙마하여 그만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다시 위로를 하자 노인은

"이게 복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하며 표정을 바꾸지 않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북방 오랑캐가 침략해 왔습니다.


동네 젊은이들이 모두 전장에 나가서 거의 다 죽었습니다. 그러나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부러진 까닭에 전장에 나가지 않아 살았다고 합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人間萬事 塞翁之馬)란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인생(人生)에 있어서 화(禍)와 복(福)은 일정(一定)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행이 불행(不幸)이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되기도 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는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무지하고 연약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눈에 보이는 것으로 일희일비(一喜一悲)할 수밖에 없습니다.

 

순간순간 닥쳐오는 상황에 따라 감정이 변화하고 순간적으로 좋아했다 슬퍼했다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고 낙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본래 인생이란 것이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일어나는 것이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멀리 보면 지금의 기쁨에 마음 놓을 수도 없고 지금의 슬픔에 연연할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선한 영향력 '진짜 파스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