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중심으로 구성된 현대사회의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유목의 속성인 ‘모빌리티(Mobility)’이다.
모빌리티(Mobility)란? 사전적으로는 사회적 유동성 또는 이동성, 기동성을 뜻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는 데 기여하는 각종 서비스나 이동수단을 폭넓게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결국 ‘목적지까지 빠르고 편리하며 안전하게 이동함’을 핵심으로 한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 드론,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기차 등 각종 이동수단은 물론 차량호출, 카셰어링, 승차공유, 스마트 물류, 협력 지능형 교통체계 등 다양한 서비스 등이 모빌리티에 포함된다.
사람들은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동한다. 현대인들의 삶에 고정된 가치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국가의 범주를 초월한 새로운 시민성이 강조되고 있다.
자크 아탈리의(Jacques Attali)는 “시, 공간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디지털 문명 속에서 사람들은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위해 혹은 직업을 구하기 위해 정착을 거부하고 유목민으로 회귀하고 있다.” 말했다.
지난 수십 년간 가상 세계와 실재 세계에서의 정체성의 혼란, 디지털 노마드적 가치관이 지속가능성과 디지털 문명에 대한 수많은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문명이 기존의 문명에 대한 하나의 대안적 접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디지털 문명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의 틀과 자율적인 시민성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는 디지털 사회로의 진입이 노마드적 삶과 연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해준다. 하지만 유목에 대한 현대적 접근들이 단순히 이동성에 초점을 맞춘 개념의 재해석에 그칠 수 있다는 위험성도 경계해야 한다.
유목에 대한 개념적 고찰은 현대인의 생활 방식과 사회 현상의 원리를 설명하는 차원을 넘어서 그것에 숨겨진 가치관을 해석하여 실천적으로 적용할 때 지속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모빌리티는 디지털 문명과 접목되어 새로운 삶의 방식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기존의 문명에 대한 대안적 접근으로서의 모빌리티는 노마드적 가치관의 현대적 적용에 대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소규모 집단과 강한 이동성으로 특징 지워지는 고대 유목민들의 삶의 형태와 사고방식은 인류가 존속했던 역사의 대부분을 지탱해주었듯이 앞으로도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으로의 전환에 실천적 접근의 가치관으로 계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