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 신사임당 님과 영어강사 유수연 님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평범에 익숙해져 나만의 빛을 잊어버리고 정해진 인생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나만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는 이야기. 특별함은 하늘에서 내려지는 게 아니고 내가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 뒤돌아 보면 내가 20대 때 걸어온 길이다. 나 역시 정석의 길을 걷다 나만의 특별함을 잃어버려 지난 몇 년간 굉장히 미래에 대한 불안에 떨었던 것 같다.
나의 강점이 정말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난 단지 독일어 수능시험 점수가 가장 높았단 이유로, 독어독문학과에 지원하게 된다. 독일 사람들이 하는 우스갯소리 중 독어독문학과 졸업자들은 택시기사가 목표라고 하였다. 그만큼 독어독문과를 졸업하면 취업하기가 힘들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동기생들은 미래의 국어 (독일어) 선생님을 바라보고 입학을 하였다. 난 공부하다 보면 길이 나오겠지 하고 그냥 독어독문학과 길을 걸어갔다.
첫 번째 터닝 포인트.
나의 첫 번째 터닝 포인트는 2010년 찾아왔다. 오래 사귀던 남자 친구와 장거리 연애 중이던 난 이미 자존감이 바닥을 내리쳤다. 나의 정신건강에 굉장히 해로운 시기였다. 깊은 물속에 잠겨 숨을 못 쉬는 것 같았다. 이때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을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운명처럼 난 모집 마감일 이틀 전 지원을 하여, 운 좋게도 (도망치듯) 프랑스로 떠나게 된다.
프랑스에선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문화생활 혜택이 굉장하다. 미술관, 전시회, 콘서트 등등 일반인들보다 훨씬 저렴하게 관람할 수가 있고 또한 표현되는 예술의 자유는 정말 매력적이다. 여기서 예술의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그 후에 더욱더 깊게 파고들지는 못 하게 된다. 다만, 다른 세상에 대해 눈을 게슴츠레하게 뜰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막연한 기대감에 차게 된다. 어설프게 어깨 넘어 배워온 와인, 예술 등이 마냥 내가 가진 장점인 듯이 말이다.
첫 번째 현타.
실제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오면 일종의 우울증 비슷한 post depression 이 찾아온다고 한다. 나 또한 집으로 돌아와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 처음엔 외국 학생들이 있는 International Students Party를 찾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매주 교환학생 시절처럼 같은 음주의 양을 소화하려고 한다. 다음은 모든 게 시시하게 느껴지고 , 무엇이든지 해낼 것 같았던 내가 열심히 배웠던 불어까지 어색 해지면서 갑자기 초라하게 느껴진다. 동시에 다시 떠나고 싶은 충동 감을 깊게 느끼며, 현실도피와 마주하게 된다.
대학원에서 계속 공부를 하게 되지만 이것 또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모르는 나의 방황이었고, 그냥 석사학위를 받으면, 직장이 보장된 것만 같아서였다. 물론 오늘은 아무 의미가 없지만. 당시 길게 내다볼 줄 몰랐던 나에겐 가장 최선이었다.
서른이 조금 넘은 이제, 나만의 언어를 다시 한번 되찾으려고 하니 힘이 들고, 화가 나고, 이제서라도 알아서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과 함께 많은 감정들이 교차한다.
유수연 강사님께서 마지막에 짚어내신 부분에 너무 공감한다. 꿈을 꾼다고 해서 그 꿈이 내게 별처럼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내가 그 별처럼 화려 해지는 것도 아니다. 내가 내 꿈을, 내 자신을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오늘날의 우리는 너무 편하다. 소셜 미디어 같은 매체를 통해 나 자신이 중심일 수 있는,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주어지는 시대에, 너무나도 쉽게 특별할 수 있고 나를 드러냄으로써 금방 빛날 수 있다는 착각에 산다.
결국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인간의 성장 스토리 라인은 (히어로물 등, 특히 미디어는 온통 보편적인 성장과정의 모습일 뿐이다. 우리가 어릴 때 읽는 책도 온통 그런 이야기이다. 심지어 위인전 까지도.)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우리의 성장은 linear 하지 않고, 단계적이지도 않다. 여러 방향으로 뻗을 수 있고 동시 다발적으로 생길 수 있는 일이다. 다만 멈추어 있으면 성장이란 없고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끝없이 움직여야 한다.
강사님 이 말씀하시는 평범함은 일상의 평범함보다는 나 자신이 나와 타인에 대해서 독립적이지 못하고 자꾸만 타인의 말에, 내가 알고 있는 사회의 구조에 기대게 되고 막연하게 다음 단계가 오길 바라는, 그런 수동적인 자세를 말씀하는 것 같다. 이 익숙한 평범함이 우리를 게으르게 만들고 도전에 대해 겁을먹게 만든다고 본다.
"여러분들 뭔가 자꾸 결론이 있는 스토리를 원해요. 여기서부터 몇 년간 이걸 하면 나는 성공해. 나는 어떤 보장을 받고 시간과 노력으로 투자이길 원하는데 그러면 그거 딱 끝이 나서 "행복 시작" 이 아니라, 인생은 끝없이 끝없이 굴러야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