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백답을 통해 나를 알아가기. 두 번째 질문.
삼십 대를 맞이 하니 내가 도통 누군지 잘 모르겠다.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이 가끔씩 낯설기만 하다. 그래서 결심했다. 매일 나에게 아무 질문을 던져 솔직한 답변으로 나를 알아가기.
내가 좋아하는 향은?
시원한 과일향보다는 잔잔한 꽃향기가 좋다. 잔잔하지만 미세하게 코를 간지럽히는 향. 신선한 빨래에서 나는 뽀송뽀송한 향이 좋다. 어릴 적, 할머니 손을 잡고 절에서 가서 맡을 수 있는 나무와 염주의 향이 좋았다. 숲의 향이 좋다. 비가 내리고 난 후 흙에서 풍기는 단단하고 쌉쌀한 향. 들이키면 안심이 되는. 엄마의 냄새가 그렇다. 마음이 몰캉몰캉 해지고 마냥 어리광만 피워지고 싶은 엄마의 냄새. 어릴 적 우울하거나 엄마의 관심을 듬뿍 받는 동생이 샘이나 부모님 방으로 들어가 옷걸이에 걸린 엄마의 잠옷에 내 코를 깊숙이 파묻곤 했었다.
엄마의 냄새
엄마는 어느새 환갑을 바라보고 계신다. 독일에 이민 왔을 때 엄마의 나이가 지금의 나이와 비슷했다. 30대 중반. 내가 나이를 먹은 만큼, 엄마도 연세가 드셨다. 나의 마음속에는 아직 어리광을 피우고 싶은 아이가 남아있는데,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언어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 와서, 매일 출근하는 남편, 어린 두 아이를 하루 종일 돌보며, 친구 한 명도 없이. 엄마의 어리광을 받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엄마의 마음속 깊숙이 어딘가 웅크리고 앉아있을 어린아이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