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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몽인 Apr 12. 2022

재밌는 일과  견딜 수 있는 일

고찰 고찰 고찰


내가 글을 쓰고 있는 곳은 총 4군데이다.


1. 일기장(다이어리)

: 가장 오래된 곳이다. 20살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으니 어느덧 7권의 다이어리가 있다.

20대 초반엔 주로 울적하고 힘든 거 토로하기 + 주기적으로 바뀌는 짝사랑하는 대상에 대해서 썼다.

내가 좋아한다고 써두었는데 그 대상이 당최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과거의 난 최고 금사빠였다..

한 3년 전부터는 하루 기록, 고민, 계획, 꿈, 공상 등등 뭐 다양한 용도로 쓰고 있는 가장 부담 없는 공간이다.


2.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ysein31)

: 주 활동은 독후감이다. 휴학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독서에 빠져서 주기적으로 적다 보니 어느덧 190편을 돌파했다. 특히 현시점 정말 미친 듯이 쓰고 있다.

회사 다닐 때 일요일 저녁에 독후감을 쓰면서 '아.. 시간만 있으면 마음껏 읽고 쓰고만 하고 싶다'라는 염원을 했었는데 지금 미쳐 날뛰듯 쓰고 있다.

(이웃들이 얘는 시간이 정말 많나 봐..라고 생각해도 머쓱하지 않을 정도로 많이 쓴다. 아직 적을 게 2권이나 있다. 적는 속도가 읽는 속도를 따라잡아야 하는데.. 힘내..!)


친구들과 소통하는 SNS 용도로도 사용한다. 매 달 마지막 날에 '월기'를 사진과 함께 올려 나의 한 달을 정리한다. 인스타그램보다는 밀도 있는 관계성을 가진 친구들이 이웃으로 있어 소통하는 것도 재밌고 가까운 사람들 한정 관종력이 날뛰는 사람이라 관심을 잔뜩 받아서 신난다.


3. 다음 브런치

: 깊이 있는 글을 진득하게 쓰고 싶다는 욕심으로 시작했었다. 몇 년 전에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꽤 오래 방치해 두었다가 첫 연애를 기점으로 첫 연재 글을 묶고 나니 재밌었다.

알바와 회사생활을 담은 과거 모음집과 서울로 거주지를 옮기고 나서 적응해 가고 있는 현재 모음집을 만들었다.

최근 [서울 살이 기록]을 매일 써야 한다는 이상한 강박(made by me)을 느껴서 그런가 일기장과 별반 다름없는 글을 브런치에 쓰면서 기분이 찝찝했다.

만족스럽지 않은 글을 매일 쓸 바엔 깊게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나왔을 때 간헐적으로 쓰는 게 더 맞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브런치 글은 친구들 중에서도 정말 몇몇 소수의 친구들만 알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보다는 조금 더 내면의 내 이야기를 쓰게 되어서 부끄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라는 사람을 글로만 만나는 브런치의 구독자분들과 라이킷을 눌러주는 분들이 계신다는 게 신기하다. 신경 안 쓰는 척 하지만, 라이킷에 익숙한 이름들이 보이면

'이것이.. 팬층인가....?!' 하며 혼자 음침하게 좋아하곤 한다. 특히 어제 쓴 [익숙해지는 과정] 글에 반가운 닉네임이 많이 보여서 꽤나 행복했다.

(+ 최근에 '매일 글쓰기' 모임에 들어갔는데 모임원들이 정성껏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4. 카카오 티스토리 (https://geulmongin31.tistory.com/)

: 작년 하반기에 만든 가장 따끈한 플랫폼이다.

당시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최고치에 올랐을 때 '프리랜서'에 관한 책을 왕창 빌려 읽고는 나도 글로 돈을 좀 벌어봐야겠다는 호기로운 목적으로 만들었다. 물론 나의 관심사와 그래도 맞닿아 있어야지 글 쓰는 맛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구색을 맞추어 '리뷰' 형태로 쓰는 중이다.


저번 달에 구글 애드센스를 신청했는데 지난주에 탈락 메일을 받았다. 바로 다시 신청하고는 (심사가 2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글을 쓰는 중이다. 문제는 내가 쓰는 글들은 맛집 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보를 주는 유익한 글도 아니기에 인기가 없어서 광고가 안 들어오는 게 당연한 것 같긴 하다^..^

(+ 네이버 애드포스트도 방문자 부족으로 탈락했다..)


역시 아무리 성실해도 수요 없는 공급에는 돈이 안 따라오는가 보다.

뭐 아무렴 기록하는 건 재밌으니깐 돈을 벌 수 있으면 +(플러스)이고 아니어도 -(마이너스)는 아니니 괜찮다.


사진집 동네서점인 '이라선' 대표님이 흥미는 '안 시켜도 하는 일'에 있다고 하셨다.

나에게 글쓰기는 아무도 안 시켜도 그냥 내가 하는 일이다.

가끔은 마음에 구원이 필요해서 타자를 칠 때도 있고 그냥 심심해서 꼼지락 적을 때도 있다.

이걸로 돈을 벌고 나의 직업으로 만들 거야!라는 강한 의지는 없다. 되면야 땡큐베리머치지만, 먼 미래의 꿈으로 간직하고 싶다.


재미를 느끼는 일을 지속 가능하게 좋아하고 싶다.


꿈꾸는 일이나 시작하는 일, 그리고 시도하는 일은 중요하다.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견디고 기다리는 일이다. 그런데 사람은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일을 할 때 견딜 수 있다.

아무 일이나 견디기만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그러니 견딜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 다시 말해 견딜 수 있는 꿈을 꾸는 것, 그 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소중하게 간직하고 지켜나가는 것, 그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수희 [아주 어른스러운 산책] 중

내가 견딜 수 있는 일은 교육과 언어이다.

놀랍게도 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손톱만큼도 아니 손톱의 때만큼도 없었으면서 멀고 험하다는 교직이라는 인내의 과정을 거쳐 전공으로 교사 자격증을 따두었다. (물론 임용은 엑스)

그리고 영어 공부는 어렵고 힘들어도 재밌어서 견딜 수 있다. 여기에 한국어 공부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본격적으로 다음 달부터 영어와 한국어를 공부해서 생업 수단으로 도구를 장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글쓰기만큼 재밌진 않아도 견딜 수 있는 일이기에 괜찮을 것 같다.


좋아해서 지속적으로 하는 일과 견디면서 잘할 수 있는 일을 잘 융합해서

어디에서나 살아갈 수 있는 자유로운 새가 되길 바라며....

짹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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