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 고찰
특별하다 :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다.
고유하다 : 본래부터 가지고 있어 특유하다.
+) 고유명사 : 이 세상에 하나만 존재하는 것을 일컫는 말.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나 두 어휘가 가지는 뜻은 현저히 다르다.
특별함은 ‘보통보다’, ‘남들보다’처럼 비교를 바탕으로 본인만이 가진 색다른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고유함은 ‘본래부터’, ‘태어나면서부터’처럼 존재론적 특성, 즉 세상에 나는 하나뿐이다를 의미한다.
본인을 특별하다고 느끼면 자만하기 쉽고 동시에 특별하지 않다고 느끼면 조바심을 가지기 쉽다.
난 오랜 시간 자만심과 조바심을 동시에 지니며 살았다.
단지 동기들이 선택하는 길을 택하지 않은 것뿐인데 제법 특별한 사람이라 여겼고, 이에 걸맞은 특별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때, 홀로 불안하곤 했다.
2022년의 반이 지나갔고 서울에서 고향으로 다시 한번 환경이 변하는 시점에서 크게 깨달은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나의 특별함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라고 기대하며 올라온 서울에서 뜻밖에 타인을 무시하고 자신을 자조하는 특별함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백수라는 신분으로 서울을 쏘다녔다.
이름 말고는 아무것도 나를 대변해줄 수 없는 민낯으로 내가 특별하다고 여겼던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찾아다녔다.
동경하던 자유로운 예술가들, 똑똑한 작가들, 명성 있는 공인들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기록하고 회상하는 일을 반복했다.
그리고 누구 하나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오롯이 그들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불과했고 나 또한 나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모두가 고유할 뿐, 특별하지 않았다.
이로소 아무도 무시할 수 없었고 우러러볼 수도 없었다.
다만 닮고 싶은 면모는 배우고, 고치고 싶은 면모는 반성하며 가장 나답게 나의 이상을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었다.
자신의 삶을 고유의 언어로, 고유의 행동으로, 고유의 생각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삶을 대하는 태도이자 방식이었다.
나는 특별한 게 아니라 고유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