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작별

7시간만큼의 거리

by 글몽인

장거리 연애의 시작은 원래 인천공항에서의 눈물 작별이 빠지면 섭섭하지 않나?

어이없게도 이 작별이 하고 싶었다. 남들 다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니 해보면 기억에도 남고 여운도 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현실은 회사에 일이 많아 연차를 쓰기에 너무 눈치가 보여서 기차도 같이 못 타고 작별했다.


사정을 잘 말하여 점심시간을 조금 길게 쓰고 심지어 해당 시간을 야근으로 메꾸었던 날이었다. 이러니 어떻게 현타가 올 수 있었을까.. 그냥 떠났네 하고 보내버렸지 뭐.

늘 그렇듯 마지막..이라는 말은 안 쓰고 싶지만 이번 연도의 마지막은 맞으니,

우리의 마지막 식사도 한식이었고 밥을 든든히 먹고 기차역 카페에서 놀다 보니 어느새 기차 시간이었다. 플랫폼에 내려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데 불쑥 내가 정말 좋아하는 갈색 눈으로 애인이 한 마디를 했다.


"Thank you for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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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가 함께한 추억, 시간이 스쳐갔고 갑자기 눈물이 차올랐다. 그렇게 기차를 태워 보내고 엉엉 울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울컥울컥 한 마음으로 택시를 타고 회사로 돌아왔다. 물론 도착과 동시에 상사의 정신없는 부름으로 눈물이 말랐고 예산을 조정하는 야근을 하며 여운 대신 숫자 놀이에 정신을 빼앗겠다. 장거리 연애의 시작을 실감도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니 집이 너무 텅 비어 있었다.


작은 원룸에 둘이서 룸메이트로 살았던 방이 참 커 보이고 비워 보여 기분이 이상했다. 씩씩하게 방청소를 시작하고 애인의 짐이 빠진 자리에 나의 짐들을 채워 처음부터 혼자 살았던 것 마냥 나의 집으로 탈바꿈했다. 밤 12시, 이제 비행기를 탄다는 애인의 연락을 받고 나도 잠에 들었다. 그렇게 9월 29일 새벽, 남은 비자를 꽉 채운 애인은 시차 7시간 차이가 나는 본국으로 떠났다.


KakaoTalk_20211107_194904778_04.jpg 카톡 연애 시작!

11월이 되자 프랑스의 서머타임도 끝이 났고 시차가 8시간이 되었다.

생존신고로 사용되는 카톡 연애도 나름 할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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