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가을과 겨울이 되길
한국어도 꾸준히 공부하고 다시 한국에 돌아올 생각이 있는 애인이지만, 언제 돈을 모아서 올지 미지수이다. 또 어떤 전염병이 발병할 줄도 모르고 고향에 돌아가 살며 인생의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다. 인생에 있어 '확실'한 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된 나도 우리의 다음 만남을 '확실히' 기약할 수 없다.
우리의 장거리 연애의 걸림돌은 서로에 대한 불확신보단 미래에 대한 불확신이 더 크다. 깊게 생각하면 평생 못 볼 수 있는 거 아니야? 마냥 기다리는 건 바보 같지 않아? 등 수많은 생각이 스친다.
하지만 불안함에서 비롯된 의심과 최악의 결말보다는 그냥 현실에 집중하여 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 훨씬 지혜롭다. 머리로도 알고 글로도 써지지만, 사람인지라 일상에서 문득문득 나타나는 현타는 또 없애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씩씩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다가도 불쑥불쑥 데이트를 하고 싶기도 하다.
11월이 된 현재, 난 장거리 연애 한 달 차가 넘어가고 있다. 우리는 각자의 시간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고 1주일에 영상통화 한 번, 하루에 안부 몇 번의 카톡이 전부인 연애를 한다. 자주 연락하고 그리워한다고 바뀌는 현실이 아니니 그냥 서로의 만남을 앞당길 수 있는 부분에 시간을 투자하는 방안을 택했다.
애인은 한국어를 계속 공부하며 이력서를 넣고 돈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영어 교육 관련 자격증을 따면 타국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펀딩을 해준다고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 주말엔 파트타임 일을 시작했고 다음 주에는 잡 인터뷰가 잡혀 파리에 간다고 한다.
나도 나대로 일하면서 돈을 모으고 프랑스어 공부를 시작했다. 난 아직 젊고 해보고 싶은 일이 많으니 내가 프랑스에 갈 수도 있으니깐 말이다. 누가 오고, 언제 오고 가 중요하기보단 우리의 미래에 서로가 있길 바랄 뿐이다.
나의 첫 연애담은 현재 진행형이다. 연애의 끝이 이별이라면 결말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첫 연애를 하며 개인이 독립적인 상태가 되어야 연애도 안정되고 지속 가능한 상태가 된다는 이치를 느꼈다. 그리고 어렴풋이 아마 이런 생각이겠지, 이렇게 느끼고 있을 거야, 등 함부로 예상하지 말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것을 깨달았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특히 신뢰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이 관계에서 자립과 소통을 배웠다.
그리고 국제연애와 장거리 연애라는 조금은 특수한 상황에서 이해와 인내를 배워간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