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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상혁 Apr 19. 2020

즉시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

소노 아야코 깊이 읽기 세 번째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 앞에 문제가 닥쳤을 때마다 쉽게 결론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오늘 당장 대답 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무리가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는 것이다. 나답지 않게 명확한 결론을 앞세우는 것이 왠지 위험하게 느껴졌다는 뜻이다. 그때마다 하루나 이틀 밤을 푹 자고 이삼 일을 별일 없이 보내버린다. 무턱대고 가만있는 건 아니다. 머릿속은 온갖 생각들로 복잡하다. 그렇게 시간을 끌며 버티는 도중에 최선의 대책도 아니고 결코 현명한 해결법도 아니지만 제법 나다운 결론, 훗날 나의 어리석음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대답이 나오는 것을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경험해왔다.


- 소노 아야코, <즉시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하루나 이틀 밤을 푹 자고 이삼 일을 별일 없이 보내버린" 후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누군가와 함께 길을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묵묵히 걷고 또 걷다가 반환점을 돌 무렵 한숨 돌릴 여유가 생겼을 때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 그 문제를 슬며시 꺼내본다.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는 동행의 짧은 침묵과 나지막한 한 마디에 문제의 핵심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누군가와 함께 의논하는 것 그 자체가 해결의 실마리였을 수도 있다. 심지어는 누군가에게 문제를 설명하는 바로 그 순간 번쩍하는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있다.


#소노아야코 #즉시대답하지않아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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