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외식 여파로 인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온몸이 찌뿌둥하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바로 지금이 자연치유가 필요한 순간이다. 휴일 아침 여섯 시의 고요하고 상쾌한 공기 속으로 아픈 몸을 밀어넣는다. 다행히 숲은 집에서 도보로 20여분 거리에 있다. 번잡한 도심 안에서 숲을 만날 수 있는 건 행운이다. 두 시간여 남짓 숲길을 걷는다. 때론 신발로 때론 맨발로. 가끔 맨발걷기 동지(?)들을 마주치기도 한다. 몸이 아파서 안 다녀본 병원이 없다며 하소연하는 아주머니도 역시 맨발이다.
어떤 모양이든 자연치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저마다 사연이 있는 듯하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수년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만큼 심한 병을 겪으며 양한방을 전전했다. 입원과 통원을 하는 동안 독한 약과 주사가 내 몸에 끊임없이 들어갔다. 검사만 여러 번... 그렇다고 원인이 규명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면서 많은 돈을 병원비와 약값으로 지출했다. 병세가 겨우 호전되는 듯 싶으면 전보다 더 심하게 재발을 거듭하더니 끝내 치료되지 못했다. 두렵고 막막했다. 내 인생 최대의 위기였다.
아파서 직장에 출근할 수가 없었다. 일상이 멈췄다. 건강이 이토록 살아가는 데 절대적일 수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절감했다. 다시 한번 내게 기회를 주신다면... 신께 간절히 기도했다. 퇴로는 없었다. 결국 스스로 치유를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자연치유의 길로 인도되었다. 길이 끝났다고 여긴 그곳에서 길을 발견한 것이다.
치유의 고비고비마다 삶은 나를 돕기 위해 우연을 가장한 결정적인 힌트를 주곤했다. 그리고 결론은 감사하게도 해피엔딩. 6개월간 치병 끝에 일상으로 복귀한 것. 치유는 그렇게 성공적이었다. 그 지난했던 경험으로 인해 오히려 의료시스템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었다. 고난당한 것이 결국 내게 유익이 된 것이다.
때를 만난 아카시아꽃 향기가 몹시도 매력적이다. 숲길을 걷다보니 아프다는 것도 어느새 잊고 있었다. 가슴 저미도록 푸르른 5월의 신록을 누비는 가운데 이런저런 일상의 고뇌들도 덩달아 사라졌다. 자연치유는 이제 나의 삶이 되었다. 오늘 같은 찌뿌둥한 컨디션과 두통이 찾아오더라도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병원, 약국이 문을 닫는 휴일이어도 아픈 것이 문제되지 않는다. 자연치유는 스물네 시간 언제 어디서나 나와 함께하며 나를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