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찾기

우리가 보는 것은 진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by 한유신

문제로만 되어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시험지다.

시험지는 답을 요구하는 문제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시험지를 받자마자 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시험 문제를 해결할 때는 문제 번호 순서대로 해결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는 나중으로 미루게 되고 쉬운 문제부터 해결하려고 한다.

시험 결과는 어느 문제를 틀렸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점수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쉬운 문제를 5개 틀리는 것보다 어려운 문제 한 개를 틀리는 것이 결과는 더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문제는 시험지와 다르다.

문제가 많은 경우에는 우리는 시험을 보는 요령과 같이 쉬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대부분 사람은 쉬운 문제보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문제를 구분하는 기준은 상당히 주관적으로 접근한다.

쉬운 문제는 언제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중으로 미뤄두고 눈앞에 있는 크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도전한다.


일반적인 문제는 하나로만 이루어져 있지는 않고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문제를 볼 때 어렵다고 느끼는 시각은 문제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험지에 나온 문제에 대하여 의심한 적이 있는가?

시험지에 나온 문제가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설마 잘못된 문제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 판단되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학생들에게 중요한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도 간혹 출제 문제를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험 후에 나오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출제 전 많은 점검을 통해 제출되는 시험에도 문제 자체에 오류를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는 문제에 대한 검증 없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한 문제 자체를 의심해야 한다.

오류가 있는 문제는 해결할 수 없고 만약 어떻게든 해결되더라도 제대로 된 해결안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인지 아니면 진짜 문제로 인한 현상인지를 먼저 구별해야 한다.


학창 시절에 100m 달리기를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100m 달리기를 할 때 같은 선에 서서 결승점을 바라보고 시작 신호와 함께 뛰기 시작한다.

몇 초 안에 달리기가 끝나므로 결승만 바라보고 뛸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마치 100m 달리기와 같다.

준비 단계에서 달리기 전에 앞으로 달려야 할 땅을 분석하거나 내 몸 상태를 분석하지는 않고 출발 신호와 함께 바로 뛰어나가게 된다.

물론 연습할 때는 여러 가지 상황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게 되지만 선수가 아니면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출발선에 섰을 때 이런 상황을 분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결승점에 다른 사람보다 일찍 도착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때도 마치 100m 달리기와 같이 생각하고 해결하기 시작한다.

100m 달리기와 같이 문제 해결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문제를 해결할 때는 왜 100m를 달리는지 이유를 알아야 한다.

달려야 할 이유와 목적을 찾아야 한다. 문제를 해결할 때도 달려야 할 이유와 목적을 알아야 하듯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알아야 한다.

100m를 달리기 전에 충분히 달려야 할 이유를 알고 목표를 세운 후에 달려 나가야 한다.

100m 달리기는 20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결승점에 도달한다.

달리기 전에 먼저 이번에는 몇 초에 100m를 달릴 것이라는 목표를 세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어쩌면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과 같은 접근 방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마라톤을 하기 전에 충분히 준비 운동을 하고 달리기 시작하는 것 같이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서는 준비 운동과 같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분석해야 한다.

문제 분석은 문제를 해결하는 이유부터 정의하고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졌을 때 방향을 정하여 시작한다.

100m 달리기와 마라톤은 결승점이 있고 결승점에 도달하는 경로가 제시된다.

정해진 경로를 이탈하여 다른 사람보다 일찍 결승점에 도달하면 실격처리가 된다.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제시되는 경로가 없다.

또한 문제에는 결승점을 정해주지도 않는다.

결승점은 우리가 정해야 하고 경로 또한 스스로 정해야 한다.

출발 신호를 듣고 달리기 시작할 때는 계속 결승점을 보면서 달린다.


이와 마찬가지로 문제를 해결할 때도 우리가 정해놓은 목표를 보고 방향성을 가지고 해결해야 한다.

해결하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애써 달려 도착한 곳에서 길을 잃고 당황하게 될 것이다.

문제와 마주했을 때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난 후를 생각하며 목표를 정하고 해결안을 도출해야만 하는데 목표를 보지 않고 문제만 계속 바라보고 있다.

결승점을 보고 달려야 하는데 출발점을 보면서 뒤로 달리고 있는 셈이다.


건조로에서 일정 조건과 시간에서 건조되는 부품 표면에 균열이 생기는 불량이 발생한다고 생각해보자.

건조로 내부 온도가 일정하게 오르고 내리지 않아서 생기는 불량이라고 직감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아직 건조로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경험적으로 건조로 중앙과 가장자리 온도 차이로 인해서 균열이 발생한다고 예측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건조로 내부에 균일하게 열풍을 순환시키는 방법을 검토한다.

이제 문제는 부품 표면이 균열하는 것이 아니라 건조로 내부에서 열풍이 균일하게 순환되지 않는다는 새로운 문제로 변경된다.

건조로 내부 팬 위치를 분석하고 풍속을 분석하면서 일정하게 공기 순환을 할 수 있는 해결안을 찾게 된다.

내부 구조를 변경해보고 부품을 놓는 위치를 바꾸며 공기 흐름에 대하여 분석하여 최적 해결안을 찾으려고 한다.


이런 접근 방법이 일반적으로 접근하는 문제 해결 방법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부품 표면에 균열이 생기는 현상이다.

아직 어떠한 문제를 해결해야지 부품 표면이 균열하지 않게 되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기 이전에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원하는 목표란 부품 표면에 균열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 표면에 균열 없는 부품을 얻고 싶은 것이다.

같은 말로 들리겠지만 문제에 접근하는 관점에서는 상당히 다른 과정을 겪게 된다.

부품 표면 균열 문제를 건조로 내부 공기 순환이라는 문제로 정하여 접근해서 나온 결과는 건조로 내부 공기 순환이 잘되는 해결안일 것이다.

물론 이런 해결안으로 부품 표면 균열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다르게 접근하면 부품 표면에 균열이 생기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표면 균열이 생기지 않는 방법의 하나로 건조로 내부 공기 순환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부품 표면에 균열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부품 상태 및 함수율도 볼 수 있고 빠르게 냉각하며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표면에 균열이 생기는 현상을 보자마자 직관적으로 진단하여 건조로 내부 공기 순환을 개선하는 것과 문제로 인한 현상을 분석하여 진짜 문제를 찾아내고 정의하여 해결하려는 것은 차이가 있다.

공기 순환을 개선하여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까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축구 경기를 할 때 목적은 상대 팀 골대에 공을 넣는 것이다.

공을 넣기 위해서는 공만 바라보고 공을 차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우선 골대의 위치를 확인하고 상대 팀 선수들의 경로 방해를 하나씩 뚫고 나아가서 목적지인 골대에 가까이에 간다.

공이 골대에 가까워지면 최종적으로 공을 차는 방향을 설정하고 적절한 힘을 가하여 마지막 슛을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이와 같이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문제 해결 방향을 설정하고 난 후에 전략적으로 목적에 다가가야 한다.

문제를 보고 분석을 하지 않고 바로 해결하려는 것은 공만 보고 골을 넣으려고 하는 것과 같다.

문제를 통한 고정관념으로 방향 없이 문제에만 집중하면서 해결하려고 하는 것과 같을 수 있다.

문제가 파악되면 문제가 해결되고 난 후를 상상하면서 방향성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또한 상대 팀의 방해와 같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그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제 해결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때 대부분 새롭게 발생한 문제에 집중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 문제는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기 위한 중간 문제일 뿐 전체 해결 과정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앞에 사례를 들었던 건조로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찾을 수 있다.

건조로 내부에 공기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서 새롭게 설계된 팬을 설치한다고 하자.

이때 건조로 내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소재로 만든 팬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건조로 온도가 1,200도라고 하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200도에서 견딜 수 있는 팬을 만들면 무게가 무거워진다.

무거운 팬을 돌리기 위해서는 모터가 커지게 되지만, 원하는 회전 속도를 얻기는 힘들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무거운 팬을 돌리기 위한 모터를 찾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이때 모터를 찾다가 못 찾으면 스스로 직접 모터를 만들려고 한다.

모터 개발을 위해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여 무거운 팬을 원하는 회전 속도로 돌릴 수 있는 모터를 개발한다.

이런 모터를 개발해서 건조로 내부에 설치해도 처음에 원했던 부품 표면에 균열이 생기는 문제가 해결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균열 없는 표면을 가진 부품이지 무거운 팬을 돌릴 수 있는 모터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이후에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해결 방향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는 전체 해결 방향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100m 달리기를 할 때 우리는 결승점을 보고 달린다.

결승점을 1등으로 통과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달린다.

무조건 빨리 달린다고 해서 1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결승점 방향으로 제대로 달려야 하고 다른 사람을 보면서 속도를 내야 하고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균형을 잡으며 뛰어야 한다. 하지만 시선은 항상 결승점을 향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할 때도 시선은 항상 목표를 향해 있어야 한다.

문제와 타협하면서 목표를 수시로 바꾸는 것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결승점이 없는 방향으로 빠르게만 뛰어가는 것일 수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문제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