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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Aug 16. 2021

지금 하는 일에 지쳐갈 때

무엇을 위해 일하는 걸까?

가끔은 일을 하다 지칠 때가 있다.

그래서 쥐치 사진으로 시작한다.


회사 다닐 때 종종 후배들이 지친다고 얘기했다.

지금 이런 일을 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퇴사를 하고 다른 직업을 얻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왜 나한테 얘기하는지 몰라도 이런 고민을 자주 얘기했다.

내 대답은 한결같이 그럼 그만두고 나가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들어오고 싶어 하는 대기업인데 막상 들어오고 나니깐 환상이 깨져버린 것 같다고 한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일하는 것은 비슷하다. 

다만, 직원에 대한 복지와 급여와 보너스와 조직 문화 등이 약간 차이 날 뿐이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체계와 시스템이 있어 시스템에 맞게 일하면 되지만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기업은 체계와 시스템을 만들면서 일을 해야 하는 점이 차이가 난다.

이런 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대기업이라도 모든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것은 아니다. 

각 조직이 있고 하부조직이 있고 계속 내려와서 팀 또는 파트 단위로 일을 하게 된다.

대기업이라고 출근해서 5000명 정도와 인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매일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서 대기업이지만 전혀 대기업 같지 않게 일할 수도 있고 스타트업이지만 대기업같이 일할 수도 있다. (도대체 대기업같이 일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크고 작은 기업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고 있는 업무가 중요한 것이다.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업무도 있고 창의력(?)을 요구하는 업무도 있고 취합만 반복하는 업무도 있다.

팀원이 보는 팀장은 일도 별로 하지 않고 월급만 많이 가져가는 사람이고 팀장이 보는 임원은 소리만 치고 월급과 혜택은 어마어마하게 가져가는 사람이고 임원이 보는 팀장과 팀원은 답답한 사람들일 수도 있다.

각자 자기 업무에 따라서 그만큼 돈을 가져가는 것이고 자기 위치에서 자기가 하는 업무만 보면 다들 맞는 소리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직장이 아닌 직업을 선택하라고 한다.

직업을 선택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10년 후 없어질 직업과 새로 생겨날 직업에 대해 얘기해준다.

기술을 배우라고 하고 이젠 아무 기술이나 배우지 말라고 한다.

새로 생겨날 기술인데 도대체 누가 그 기술을 가르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부지런히 미래 준비를 하라고 한다.




다시 회사를 나가느냐 마느냐 고민하고 있는 후배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 관계 때문이라고 한다. 

본인 잘못은 절대 없고 다른 사람으로 인해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참고 다닐지 아니면 그만두고 나가서 다른 곳을 찾아볼지 모르겠다고 한다.

이렇게 나갈 생각이 있으면 그냥 회사에 얘기해서 바뀌는지 본 후에 나가도 늦지 않다.


내 대답은 항상 나가서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생각해 볼 것이 몇 가지 있다.

지금 하는 업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라고 한다.


지금 하는 업무가 본인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현재 업무가 5년 후도 같은 업무를 하고 있을지 아니면 이 업무를 바탕으로 다른 업무로 확장 가능한지 알아야 한다. 영화에서도 수제자가 되려면 마당 쓸기 3년, 물 긷기 3년 이런 것을 하고 난 후에 무술을 알려주지 않을까? 기초 체력을 키우고 난 후에 기술을 배워야 서로 다치지 않는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를 입사해서 계속하고 있는 업무인지 아니면 좀 더 발전된 업무인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처음 신입으로 들어와서 방법도 모르고 있었는데 어느새 주간업무도 쓸 줄 알고 회의록도 쓰고 있는 자신을 보면 앞으로 모습도 보일 것이다. 

앞으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둬야 한다.


지금 하는 업무를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기업에서 조직개편을 자주 하는지 10년 전 조직과 변한 것이 없는지 알아보면 알 수 있다.

내가 소속된 조직이 없어져도 내 업무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조직명만 바뀌고 계속 그 업무는 유지할 수 있을 수도 있다.

이것을 좀 더 확장하면 회사명이 바뀌어도 그 업무를 유지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회사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를 하고 있으면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그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나만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조금이나마 차별화된 업무가 되어야 한다.


지금 하는 업무로 내가 편하게 살 수 있을지 생각하자.

편하게 산다는 것에 대한 정의는 모르겠지만 결국 편하게 살면서 하고 싶은 것 하고 살고 싶은 것이다.

편하게 산다는 것은 물질이 풍요한 것도 있겠지만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여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풍요로우면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여유 있겠지만 불안하게 풍요로울 수도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돈보다는 안정과 여유를 찾게 된다. 

(물론 안정과 여유가 있으려면 돈이 필요하다.)

이왕이면 하고 싶고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좋다.

혹시나 하고 조직을 옮기고 회사를 옮겨도 내 적성은 조직 생활이 아닌 것 같으면 나같이 그냥 나와라.

나오니깐 정신적으로는 안정되고 여유 있지만 가끔은 몸은 예전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 위해서는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어디서 배워야 할지 모르겠으면 돈 벌면서 배울 수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

회사에서 월급도 주면서 여러 가지를 알려준다.

내 성장을 위해서 상사도 여러 가지 버전을 준비해준다.

인간성도 다양하고 성격도 다양한 사람들을 어디서 섭외했는지 꼭 내 위로 앉혀준다.

이때 그냥 관두지 말고 배워야 한다. 난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을 해야 한다.

가끔은 멋있는 상사도 만날 수 있어서 그 사람같이 되려고 노력할 때도 있다.

업무도 마찬가지다. 혼자는 못 할 업무를 팀 또는 회사에서 하는 것을 보고 배우는 것이 많다.

이렇게 10년 넘게 일하다 보면 슬슬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나갈 준비가 된 것은 아니다.


수영장 바닥을 열심히 칠해도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왜 나가야만 하는가?


남과 차별화된 업무를 하고 규모가 큰 프로젝트에도 참여해보고 사회생활도 어느 정도 배웠다고 생각하면 나갈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차피 어디를 가도 비슷한 사람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보자.


이직을 하던 창업을 하던 스스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월급 또는 연봉은 어느 정도 이하로 받지 않기로 하고 주말에는 무조건 쉬어야 하고 회사에는 복지제도가 좋아야 하는 것과 같이 원하는 것은 많이 있다.

원하는 것을 모두 써보자. 

다 쓰면 몇십 개가 될 수 있고 한 개만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부터 순서대로 3개만 가져가자.

모든 것을 다 만족시키는 직장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나도 가고 싶은 직장이 있는데 그냥 주 4시간 일하고 억대 연봉받으면서 회사에서 혜택은 무한한 그런 곳이다. 만약 이런 곳이 있다면 정당한 곳이 아닐 것이니깐 반드시 알아보고 계약해야 한다.

최소한 3개 기준을 만족하는 곳을 찾아야 한다. 물론 지금 다니는 직장도 포함해야 한다.


이런 곳을 찾았으면 미래도 약간은 생각해야 한다.

인생 3가지 기준을 세워보자.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도대체 일을 왜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일을 열심히 하다가 어느 순간 난 왜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돈을 모으려고 일하는 것이라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집이랑 차랑 사는 것이 인생 목표가 될 수 없지 않을까?

스포츠가 7대 사는 것이 목표라고 하면 7대 다 사고 나면 뭐하지?

내가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기준 3가지를 정하고 확실한 이유가 있으면 다시 내가 하는 일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는 단기 목표일 수도 있고 장기 목표일 수도 있다.

목표가 없는 것도 목표이다. 그냥 살아가 보는 것도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냥 살아가고 있는 날 관찰하는 것이 내 목표이다. 

하지만 살아가는 방향은 있어야 한다. 이런 방향은 앞에서 얘기한 인생 기준 3가지를 생각하면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목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단순하게 돈 많이 벌어서 남을 돕는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것은 목표가 아니다.




지금 하는 일에 지쳐갈 때 스스로 물어보고 큰 그림을 그려서 방향을 다시 찾아보자.

그러면 그냥 지금 회사에 다닐지 나갈지 언제까지 다닐지 여러 가지 계획이 나올 것이다.


쥐치는 간이 몸에 비해 상당히 크다. 그리고 간이 맛있다.

지칠 때 쥐치 간을 생각하자. 


열심히 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디로 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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