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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Oct 06. 2021

문제를 해결한 후에 확인해야 할 것

호기심은 창의력이 되고 창의력은 논리가 된다.

드디어 문제가 해결되었다.

이상을 감지하고 문제라고 인식한 후에 여러 전문가와 함께 고민하여 해결안을 도출했다. 

해결안을 적용해보니 모두 정상 작동하고 오히려 이전보다 좋아진 것 같았다.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고 과제를 정리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문제가 해결된 후에 아직 확인할 것이 남았다는 것을 모른다. 

문제가 확실하게 해결되면 다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말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유사한 문제가 다시 나타나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접근한다. 

이전에 있었던 문제를 해결한 방법이기에 검증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방법을 적용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잠시 나타나지 않았던 상황이다.

문제를 해결한 해결안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가 해결안이 도출되면 구체화하지 않고 바로 문제에 적용하여 검증하려 한다. 

물론 빠른 시도를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도 있지만, 우연히 해결된 것처럼 보이는 현상으로 인해 문제에 대해서 더는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디어 구체화하기

TRIZ(창의적 문제 해결 이론)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면 먼저 이상적 최종 결과(Ideal Final Result)를 상상해 본다. 

이상적 최종 결과가 결정되면 이상적인 결과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결과로 목표를 변경해 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가 점차 드러나게 된다. 

이렇게 드러난 문제를 분석하여 기술적 모순과 물리적 모순으로 정리할 수 있다. 

기술적 모순은 발명원리를 적용하여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물리적 모순은 분리 법칙을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이때 나오는 아이디어는 아직은 구체적이지 않고 단지 해결할 수 있는 방향 정도로 나타날 것이다.     


새로운 알람시계를 만들고자 한다. 

새로운 알람시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를 찾을 수 있다. 

문제를 찾지 못하면 개발 방향을 알지 못하게 된다. 

알람시계 소리가 작다는 문제를 찾았으면 큰 소리가 나는 알람시계를 만들면 된다. 

알람시계가 쉽게 꺼지는 문제를 찾았으면 꺼지는 방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알람시계를 생각할 수 있다. 

문제를 정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 알람시계에 대한 아이디어가 도출된 후에는 상품 가능성 검증을 하고 디자인 및 설계 단계를 거쳐 양산을 준비할 수 있다. 

큰 소리가 나는 알람시계 아이디어를 상품 가능성이 있는지 검증하려면 먼저 소리 크기에 대해 정의하고 실제 제품으로 적용 가능한지도 알아봐야 한다. 

소리를 너무 크게 설정하면 법적 허용치를 넘게 될 수도 있다. 

알람시계 버튼만 변경하는 것과 같은 알람시계 전체가 아닌 알람 시계 부품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는 우선 제품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한 후에 부품 변경에 대한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알람시계 버튼을 기존 제품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바로 적용이 어려우면 어떠한 부품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기존 제품에 적용하는 것과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을 비교하여 유리하게 선택할 수 있다.


새로운 알람시계를 개발할 때는 누구나 다양한 알람시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체계적이고 검증된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거쳐 알람 시계를 생각하면 더욱 빠르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다.

알람 시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며 인터넷에서 알람 시계를 찾아보자. 

인터넷에는 우리가 생각한 알람시계 아이디어와 유사한 제품이 많이 있을 것이다. 

“창의적 알람시계”와 같은 검색어로 검색하면 상당히 다양한 알람시계가 검색될 것이다. 

인터넷에 유사한 알람시계가 있다고 해서 아이디어를 잘못 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미 제품이 팔리고 있다면 아이디어는 검증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가 같은 제품을 만들어서 팔 수는 없다. 

이럴 때는 팔리고 있는 제품과는 다른 아이디어를 보강하여 제품을 발전시켜야 한다.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다. 

창의적 알람시계를 만든 사람은 어쩌면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쳐서 만들었는지는 모른다. 

중요한 것은 알람시계를 생각하고 난 후에 아이디어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알람 시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아이디어가 있었고 지금도 계속 나오고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아이디어도 이미 누군가는 제품으로 만들었고 특허로 등록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는 않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아이디어 중에는 아직 제품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아이디어가 더 많다. 

제품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제품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을 수도 있고 제품을 만들 때 꼭 필요한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제조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를 생각하고 난 후에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것보다 아직 실행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찾아서 실행하는 것이 수월할 수 있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을 겪고 난 후에 아이디어를 적용한다. 

아이디어가 적용되면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보일 것이다. 

새로운 알람시계가 만들어져서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제품을 만들었다는 의미는 제조할 때 여러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제품을 만들고 난 후에 다른 문제는 제품을 팔아야 하는 문제가 남았다. 

만들기만 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팔리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팔리지 않는다면 팔리지 않는 원인을 분석해서 아이디어를 다시 한번 만들어 내야 한다. 


이처럼 문제는 지속해서 나타난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문제는 해결될 수도 있고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를 볼 때 크게 보는 것보다 문제를 나누어 작게 만들어야 한다. 

작은 문제는 해결하기 위한 목표가 명확하여 목표만 달성하면 해결될 수 있다. 

문제를 작게 만들어 모든 문제가 해결되면 점차 전체 문제도 해결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순서는 쉬운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좋다. 

어려운 문제를 끝까지 붙들고 있는 것보다는 쉬운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어려운 문제도 작아지게 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난 후에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를 해결한 후에 다시 문제 찾기

이미 해결된 문제는 우리가 찾은 문제인지 생각해보자.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난 후에 우리가 문제라고 인식해서 문제를 정의하고 분석하여 해결한 것이다. 

이런 문제는 우리가 찾기 전에 먼저 우리에게 문제로 인한 현상으로 나타난다. 

해결안을 적용하고 난 후에는 앞으로 일어날 문제를 미리 찾아봐야 한다. 

미리 찾지 않으면 또다시 문제가 다른 형태로 발생하고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후에 문제를 인식하여 해결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일어나지 않은 문제를 찾기 위해서는 호기심이 필요하다. 

호기심이 많으면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라 창의적인 사람은 호기심이 많다. 

단지 호기심만 많다고 창의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호기심이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호기심은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지만,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마음”도 포함한다. 

얼리어답터에 속하는 사람도 호기심이 많아서 실제로 상품을 먼저 체험하려는 것이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익숙한 것에 머무르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면 호기심이 많으면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것일까? 

호기심은 단지 ‘알고 싶어 하는 마음’까지만 말한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단지 궁금하고 문제만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어떤 현상 또는 물체를 보고 왜 그런지 이유와 원리를 생각하는 것이 호기심의 시작일 것이다. 

물은 온도가 영하로 가면 얼음이 되고 뜨거워지면 수증기가 된다는 현상을 단지 자연현상이니까 그냥 받아들이면 호기심이 없는 사람이다. 

왜 그런지 생각하고 답을 찾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이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다. 

문제에 대한 해결안이 적용되면 다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고민해야만 한다. 

어쩌면 일부러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봐야 한다. 

실제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상상해야 한다. 


창의적인 사람은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잘 예측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즉흥적으로 생각하여 기발한 생각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지식 또는 경험이 있어서 해결할 수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지식과 경험이 많으면 반대로 문제가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정보도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문제를 먼저 찾아서 발생하지 않게 만드는 사람이 창의적인 사람일 것이다. 


회사에 있을 때 신사업 또는 신제품 관련하여 아이디어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여러 부서에 워크숍 참석 인원을 요청하면 대부분 신입사원 위주로 참석 인원을 선발하여 보내준다. 

물론 신입사원들이 당장 진행하는 업무가 없고 하루 정도의 공백은 선배 사원들이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고 신입사원들 또는 젊은 사람일수록 창의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쉽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신입사원과 함께 하는 워크숍 결과로 신사업 또는 신제품 아이디어는 정말 다양하게 나온다. 

자신이 잘 모르는 다른 사업 분야에서 신제품 아이디어는 정말 어린아이가 생각하듯이 순수하게 생각하여 현실적이지 않은 아이디어를 말할 수 있다. 

여러분들도 미래 자동차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보라고 하면 앉은자리에서 최소 10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만, 미래 자동차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상당히 신중하게 나올 것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신입사원의 생각도 전문가 생각도 모두 필요하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다양하게 미래 자동차에 접근하여 문제를 찾아서 해결안을 제시할 수 있다.


왜 자동차를 사람이 운전해야 할까?
왜 사람은 차에 앉아있어야 할까?
왜 자동차에는 연료를 넣어야 할까?
왜 자동차는 도로 위를 달려야 할까?

이와 같은 생각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 누워서 타는 자동차, 연료 없이 가는 자동차, 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과 같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실제로 미래 자동차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대부분 외부 디자인이 현재 자동차 디자인과 비슷하다. 

대부분 사람들이 자동차를 그려보라고 하면 외부는 유선형이고 내부에 의자가 있고 창문이 있는 기본적인 모습이다. 

자율주행을 많이 얘기하면서 운전석이 없어지고 있지만, 운전석이 있던 의자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예전에도 먼저 예상한 영화가 1990년에 개봉한 토털 리콜이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미래 모습을 그린 작품이고 2084년을 상상하여 만든 것이다. 

이 영화에서 자율주행 택시가 나온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자율주행이 아니고 운전자를 자니 캡 (Johnny Cab)이라는 로봇으로 대체하여 로봇이 운전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든 것이다. 

당시의 상상력으로는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것보다 운전자를 대신할 로봇을 만드는 것이 2084년에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처럼 현재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이미 알고 있는 것에서 일부분만 새롭게 나올 것이다. 

차량 전체를 자율주행에 맞게 개선해야 하는데 운전자만 변화시키는 생각으로 한정되면 자니 캡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자동차는 스스로 운전할 수 없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창의력까지 연결되려면 현재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할 수 없는 이유를 살펴보아야 한다.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센서를 부착하여 만들면 된다고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모든 것은 우리가 어디서 들어본 내용이다. 

하지만 실제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는 엄청난 창의력이 요구된다. 

말로만 끝나는 창의력이 아니라 실천하는 창의력이 되어야 한다. 
창의력이 호기심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호기심만으로는 끝날 수가 없다.

창의력이 구체화하려면 그만큼의 논리가 필요하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고 이런 모순을 해결하면서 창의력이 향상되고 논리가 정리될 수 있다. 

예전에는 아이디어의 양이 많으면 좋은 워크숍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아이디어의 질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나오면 분명히 적용할 때 새로운 문제가 나오게 된다. 

떠도는 아이디어를 잡으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도 있다. 

이것은 마치 사냥할 때 많은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산탄총을 여기저기 쏘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고 스나이퍼와 같이 한 발에 사냥감을 잡을 수 있다. 

아이디어를 잡기 위해서 우리는 산탄총을 쏘는 여러 사람을 데리고 있는지 스나이퍼를 데리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난 후에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는지 다시 한번 검증하고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안이 잘 적용되고 있는지 일정 기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 본 글은 한국표준협회 미디어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인 품질경영에 연재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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