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지능

인간지능은 정말 자연산일까?

by 한유신

인공지능은 양식이고 인간지능은 자연산이라는 비유를 했다.
그런데 정말 인간지능은 자연산일까.

우리 기준으로 양식과 자연산을 구분하는 것은 무엇일까?
통제된 공간에서 통제된 먹이와 환경에서 똑같이 키워지는 것이 양식이라면, 어쩌면 우리도 양식되지 않았을까.


학교에서 우리는 같은 시간표와 같은 지식을 받아먹으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교육을 받고 자랐다.
양식된 광어가 출하되듯이 각자 성적표를 받고 사회에 나온다.
시장으로 나온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흔히 학교를 지식 전달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필요한 건 암기가 아니라 판단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지식과 지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지식(知識)

1. 어떤 대상에 대하여 배우거나 실천을 통하여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

2. 알고 있는 내용이나 사물.

3. 『불교』 ‘벗’을 이르는 말. 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 사람이 착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올바르게 지도하면 선지식이라고 하고, 나쁜 사람이면 악지식이라고 한다.

4. 『철학』 인식에 의하여 얻어진 성과. 사물에 대한 단편적인 사실적·경험적 인식을 말하며, 객관적 타당성을 요구할 수 있는 판단의 체계를 이른다.


지능(知能)

1. 계산이나 문장 작성 따위의 지적 작업에서, 성취 정도에 따라 정하여지는 적응 능력. 지능 지수 따위로 수치화할 수 있다.

2. 지혜와 재능을 통틀어 이르는 말.

3. 『심리』 새로운 대상이나 상황에 부딪혀 그 의미를 이해하고 합리적인 적응 방법을 알아내는 지적 활동의 능력.


지식은 알고 있는 것이라면 지능은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험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꺼내는 일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판단하고 적용하는 일에 가깝다.
우리는 학교에서 지식을 배우는 동시에 지능을 길러온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연산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지능은 어쩌면 잘 관리된 양식 지능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시험과 성적만은 아니었다.
친구를 만나고, 함께 놀고, 싸우고, 질투하고, 비교하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교과서와 교육은 같아도 사람은 다르게 자라난다.

양식하는 방법을 따랐지만 양식되지 않는 자연산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식되기 싫으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우리는 배우게 된다.


인공지능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이제는 인공지능은 사람보다 빠르고 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한다.
만약 사람에게서 지능을 분리하여 인공지능으로 양식한 후, 다시 사람에게 주입할 수는 없을까?

만약 그렇다면 모두가 같은 지능, 아니 지식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은 같은 지능을 가질 수 있을까 아니면 다른 지능이 나타날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차이가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능에서 양식과 자연산의 차이는 무엇일까?
단지 감정만이 그 차이는 아닐 것이다.


양식장에 사는 광어는 스스로 양식되었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한 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다면 세상은 양식장뿐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
생각을 할 수는 있는지 모르겠지만 세상은 양식장이고 주변에는 광어밖에 없는 곳에서 평생을 살 것이다.

자연산이 있는지도 모르고 양식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살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자연산일까.
아니면 바다를 본 적이 없어서 자연산이라고 믿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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