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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Jun 14. 2020

무순 생강해?

생각을 강요하는 시대

육회를 먹는데 무순과 생강이 나에게 물었다.

무순 생강?


생강에 눌린 무순


얘기를 안 하고 있으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가 보다.

아무 생각도 안 해도 되는데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요즘에는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다.


스마트폰에서 빠르게 돌아가는 정보들을 보면 놓치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에 계속 뒤를 쫓아다닌다.

혹시나 하고 읽으면 역시나 도움되는 내용은 별로 없다.


다른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고 즐겁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슨 생각하냐고 물어보면 사실 계속 생각은 하고 있다.

오늘 저녁엔 뭐 먹지?

내일 일정이 어떻게 되지?

하루 종일 어떻게 혼자 놀아야 심심하지 않을까?

세계 평화와 인류 발전을 위한 생각이 아니라 생존에 관한 생각을 주로 한다.


낚시를 잘하는 사람은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아 놓는 것이 좋다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한다.

배고프다고 하는 사람에게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일단 물고기를 먹여야 한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요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당장 물고기가 없는데? 그리고 배고픈데?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려줘야 하는데 내가 잘하는 것을 강요하려고 한다.

그 사람이 물고기를 좋아하는지 고기를 좋아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알려준다는 것 자체를 엄청나게 생각한다.

상대방이 알고 싶은지 아니면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고 심지어는 상대방이 더 많이 알고 있어도 상관없이 하고 싶은 말만 한다.


아니면 내가 그러고 있는지도 모른다.

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려준 건지 아니면 내가 잘 아는 것을 알려준 건지 모르겠다.

무언가를 알려주기 전에 먼저 상대방이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상대가 알고 싶은 게 마침 내가 잘 알고 있으면 알려주고 잘 모르면 잘 아는 사람을 같이 찾아보자.

그러면서 하나씩 알게 되는 것이다.


무순 생강이 무슨 생각이라도 하라고 강요해서 생각해봤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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