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온 지 1주일쯤 지났을 때....
누군가 물어봤다.
붉은 광장 갔었냐고......
윽... 아직 못 갔다.
갑자기 날 이상하게 쳐다본다.
자기는 온 지 3일 만에 갔다고 하는데....
나야 뭐 장기전으로 왔으니깐 앞으로도 갈 기회가 많겠지라는 또다시 안일한 생각으로 안 간 건데....
내가 모스크바 관광 온 건 아니잖아. 급할 거 없지 뭐.
하지만 남들이 물어볼까 봐 큰맘 먹고 나섰다.
누구랑 같이 갈까 하다가 아는 사람도 없고 다들 바빠서 혼자 나갔다.....(참 씩씩했군)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메트로 어디서 내리는지 알아냈다.
(여기서 사람들이란 러샤 사람이 아니라 한국 사람)
http://news.metro.ru/sc_lat.html
지하철이 정말 복잡하다. 하지만 찾아갈 수 있었다.
메트로 탔다. 이제는 표 살 줄도 안다. 돈 내고 있음 된다.
단점은 한 장씩밖에 못 산다는 거다... 그리고 큰돈 있으면 절대 못 산다는 거....
어쨌든 갈아타기도 하고 그래서 갔다.
사람들이 우르르 나가길래 그쪽으로 나도 나갔다.
우와... 사람 많아라. 다 외국인이었다 내 눈에는...
어쨌든 사람들 가는 데로 따라갔었다.
광장이 있었고 중간에는 불꽃도 보였다.
혼자서 찾아온 것이었다. 뿌듯한 마음인데
사람들 가는 곳으로 계속 갔다.
다들 어디로 들어간다..... 따라갔다.
허걱...
메트로였다.
집에 왔다.
남들에게 갔다 왔다고 자랑했는데 내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
거기는 붉은 광장이 아니여~
이론 이론.. 분명히 광장이었단 말여..
그건 마네지 어쩌고 하는 광장이었던 것이었고 사람들이 가는 건 그냥 그쪽에 일이 있었나 보다.
어쨌든 난 붉은 광장 못 갔다.
다음날 다시 잘 물어봐서 나갔다.
모스크바 강 쪽으로 가라고 했다.
똑같이 내려서 갔다. 젠장 강이 안 보인다.
그냥 걸어갔는데 누가 말 타고 있었다.
여기까지 설명과 비슷했다.... 역시..
좀 더 갔는데 동상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번엔 푸시킨 광장으로 걸어간 것이었다.
3번째 간신히 성공했다.
붉은 광장 힘든 것만큼 보람 있었다....라고 쓸 줄 알았지?
그냥 광장이다. 뭐 역사적 의미와 나름대로 환상이 있었으면 몰라도 워낙 역사적으로 잘 모르니깐 그냥 광장이고 사람 많은 곳이었다.
여기서 한마디.
아무리 용감하고 씩씩하다고 해도 최소한 자기가 유학 가려고 맘먹었으면 그 나라에 대해서 공부 좀 하고 가야 한다.
나야.... 어쨌든 살잖아. 꿋꿋이 누가 뭐래도
하지만 공부하고 오면 보다 뿌듯한 유학생활을 하겠지?
그리고 유학 올 때 한국 역사에 대해 공부 좀 하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 정치에 대해서 공부하고 올 것!
이라고 하면 차라리 유학을 안 간다고?
그냥 유학 가라. 하지만 조금은 공부하고 와라.
안 그러면 나같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편집됐음-편집자 주: 이유? 개인적인 치부)
어쨌든 나같이 러시아는 보드카 한국은 소주, 이 정도 상식으로도 살 수는 있다.
붉은 광장에 대한 전설......
아직 난 모른다. 전설이 있는지.
전설인지 뭔진 몰라도 해마다 마지막 날 그러니깐 12월 31일 23시 59분 50초부터 붉은 광장에 가면 러시아어 고급 편을 배울 수 있다.
아주 고난도의 숫자 거꾸로 읽기.
10
9
8
7
6
5
4
3
2
1
С новым годом!
정말 어려운 것이어서 러시아 사람들도 1년 동안 연습하고 그날 딱 한 번만 한다.
정말 그때까지 틀릴까 봐 긴장을 달래려고 많은 러시아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모두 모여 올해엔 꼭 성공하자라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그러다 시계를 바라보며 모두 아주 고난도의 숫자 거꾸로 세기. 무려 열 개나 되는 단어를 1초마다 한 단어씩 말한다.
다 끝나고 앞으로 1년 동안 숫자 세는 걱정 없이 살아도 된다는 안도감으로 샴페인을 마시고 잔을 깬다.
지네들 속마음이야 모르겠지만 내가 처음 와서 본 1년의 마지막 날 붉은 광장의 모습이었다.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냐고? 내버려두어라
그다음 해부턴 춥기도 춥지만 너무 어려워서 난 포기했다.
얼마 전 그러니깐 2001년 1월 1일을 맞으려고 붉은 광장에 다시 가봤어요.
음.... 3년 전과 비교해서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졌어요.
일단 많은 사람들........ 은 비슷하지만. 엄청난 폭죽과 엄청난 술병들...
예전보다 밝아진 주위 조명들.........
결국 사람에 밀려 붉은 광장 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 있다가 집에 왔죠.
그러니깐 12월 31일부터 1월 1일 새벽까지는 시내 모든 도로가 차량통제라고 생각하면 돼요. 시내라고 해봤자 붉은 광장 주변.........
메뜨로도 한번 타려면........... 사람 뚫고 타야 되고...
최근 들어 (2004년에 한국 온 이후에) 러시아에서 새해를 맞은 적이 없다.
지금은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이 아니라 1월 7일이었다
2000년이 가까워지면서 유럽과 비슷하게 변화되는 것이 많아졌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러시아에서 새해를 맞지는 않을 것이다. 춥다...... 많이 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