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들었다.
지구는 동그래서
팔을 옆으로 감싸 안아야 한다
지구야
너는 이 세계를 지키고 있구나
저 먼 우주에서 날아오는
온갖 부정한 것들을 막아내고 있구나
나는 팔을 안으로 감싸며
지구를 꼭 안았다
나도 나를 지키고 있어
보이지 않는 거친 말들이 들린다
내가 죽었어야 했어
그랬다면
지금을 살 필요가 없었을 텐데
지금은 죽을 수가 없어
소중한 게 너무 많이 생겨버렸거든
지구야
너는 세계를 지키면서
나도 지켜주고 있었구나
엄마가 떠올랐다
부정한 마음
꾸부정한 허리
깊게 파인 눈
슬픔의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