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채 깨지도 전에 샤워를 해
조금이나마 오는 잠을 씻어낸다. 이제는
예전처럼 간단하게 주저앉아 머리를 감기가 힘들다
안 좋았던 허리가 좀처럼 낫지를 않아
많은 행동에 제약이 생겼다.
부쩍 날이 추워졌다.
겉옷 챙겨, 아니면 조금 더워도 긴 팔을 입어.
감기 걸리지 말고. 혼자 지낼 때 아프면 괜히 서럽다. 알지?
나는 지금 너한테 갈 수 없으니까. 잘 챙겨.
밥도 잘 먹고. 언제 한 번 집으로 와,
올 때는 미리 연락하고. 너 좋아하는 반찬 해둘 테니까
참, 그런 거 싫다고 했던가? 근데 어쩌겠어
엄마는 이래야 맘이 편한걸. 네가 이해 좀 해줘.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설핏 본 화면에는 장문의 글이 있다.
글을 확인하기에는 준비시간이 부족해,
급한 연락이라면 다시 연락이 오겠지.
하고 서둘러 나갈 준비를 한다
문 밖을 나서니 빗소리가 들린다.
버스에 앉아 핸드폰의 화면을 켰다.
장문의 연락을 읽고 나서 -
내가 먼저 연락을 한 게 언제였지. 하고 답장을 했다.
나는 아직 두꺼운 옷은 입고 있지 않아.
그래도 다음부터는 챙길게.
거기는 시골이라 더 날씨의 변화가 느껴지나 봐.
여기는 아직 그대로야. 아니다. 여기도 이제 겨울이긴 하다.
입김이 나오는 걸 보니. 나는 잘 지내니까
걱정은 마. 곧 집에 가볼게. 가기 전에는 미리 연락할 테니까
마냥 기다리진 말고.
창 밖을 바라보는데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뭇가지가 마르는 시기에 집으로 가겠다는 약속을 했다.
아직은 이르지만 약속은 지켜야겠지.
우습게도 약속을 한 이후로 나는 크게 변한 게 없지만.
어떻게든 괜찮으려 애쓴 게 무색하게도
나는 아직 그때에 머물러있다.
긴 터널은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다.
내일부터는 두꺼운 옷을 챙겨야지.
저녁에 돌아오는 길이 쓸쓸하면 안 될 것 같아
그리고 조금은 더 시간이 지나면
집으로 돌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