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 축구를 보았다. K리그 2부리그에서 1부리그 승격을 앞둔 부천과 전남의 대결.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로 뛰었던 부천FC 안재준 선수가 후반전 골을 넣었는데, 오프사이드 위반으로 골이냐 아니냐 비디오 판독 후 결국 골 인정이 되었다. 그래서 불현듯 저 '오프사이드' 룰은 왜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저 룰이 없다면 축구 경기가 어떻게 될까? 일단, 재밌을 거 같진 않았다. 또한 선수들의 현란한 발재간을 못 보지 않을까? 장거리 패스로 공을 골대 근처로 보내면 골을 넣는 확률은 그만큼 높아지니까. 축구의 묘미가 승부도 있지만 공을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의 선수들간의 촘촘한 단거리 패스와 합, 그 과정을 보는 긴장감이 아닐까?
조직에서의 문제는 우리(구성원)의 일이 된다. 조직의 문제는 현재에서 우리가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거래, 선택, 외면당하지 않기 위한 활동을 위해 해야하는 '무엇이', 우리의 일이 된다. 또한 그 일을 하는 연결 사이에 있는 직무간 관계에 의해서도 문제는 발생된다. 보통 그 문제를 HR이 많이 해결하기도 하는데, 그럼 그 문제는 HR에게 일이 된다.
근데, 일에는 원리와 원칙이 있다.
축구에서 오프사이드라는 룰을 지키면서, 그 안에서 선수들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는 것처럼. 오프사이드 규칙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골대로 돌진하게 만들어야 하는지, 우리의 포메이션이 순간순간 어떻게 다르게 대응해야 하는지 말이다. 큰 전략은 변하지 않더라도 순간순간 상황에 맞는 전술은 늘 훈련하고 준비하며 어떤 기회가 오더라도 공을 뺏기지 않고 몰고 전진하며 슛을 날릴 기회를 잡는거다.
그래서 일도 원리에 의해 원칙을 정해야 하는 일, 원칙에 의해 원리를 정하는 일이 다 존재한다. 오프사이드로 예를 들면 후자가 아닐까. 오프사이드 규칙에 Why를 묻지 않듯이, 일에도 Why를 묻지 않고 시작하는 일이 있다. 규정/법규와 같은 일은 Why 보다 의무로서 이행 될 수 있도록 일이 되는 원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했던 일 중 '급여관리'가 그런 일이었다. 급여를 왜 주어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않는다. 계약에 의해 몇일에 주겠다는 것은 약속이 된 일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급여가 원활하게 지급 될 수 있도록 일 사이사이, 일을 하는 사람간 약속을 하는 거다. 그래서 그 안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당연한 일을 왜 안하는 거냐'가 아니라, 당연한 일이 과정상 어느 단계에 문제가 발생되고 자주 발생되는지를 따져야 하겠지. 그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을 방법을 함께 하는 사람과 원만한 협의와 합의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일에서 자주 마주하는 상황 중 하나는, 한계가 분명 있는데 왜 자꾸 일이 안되냐며 불평을 토로할 때다. 일이 갖는 구조나 한계는 우리가 쉽게 바꿀 수 없다. 결정권도 없다. 일이 안된다고 급여일을 바꾸면, 도대체 언제가 가장 급여 주기 좋은 날이 될까. 없다. 날짜가 디폴트라면 그 과정상의 단계나 일의 책임을 더 명확하게 소통해야 한다. 흐지부지 한 두번 어긴다고 봐 주는 것보단, 일의 단계가 자꾸 틀어지면 디폴트 값에 영향을 미치고 그러다 급여가 누락이 되면 더 큰일이기 때문이다. 원칙을 두고 원리를 만드는 일도 쉬운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경계해야 하는 것은, 급여관리처럼 명확한 일이 아닌 것도 있다. 우리가 서로 넘지 말자고 금을 그어놓고 금을 넘으면 안될 것 같아 넘어야 하는데 눈치보느라 넘지 못하고 돌아가는 일 만큼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