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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Nov 29. 2023

일에서 마주하는 상황 2.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진짜 문제인지 따지지 않는다

질문을 받았다.

Q. 수진님은 앞으로 어떤 상황에 가장 많이 노출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A. 누군가 낸 문제에 적합한 답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경우

- B. 문제가 뭔지 몰라서, 그 문제의 정의부터 해야하는 경우

- C. 누군가가 낸 문제를 재해석하여,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경우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C'의 상황에 더 많은 노출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 이유는 조직에서의 문제=일이라면 고객(시장)의 변화에 따라 늘 일이 변하기 때문에 문제가 늘 같을 수 없고요. 그리고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원만한 해결이 되기 위해서는 원하는 결과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제대로 전하는 것, 그래서 내 언어보다는 그 사람의 언어로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이에요.

(그런데.. 상황은 C여도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B와 C를 왔다갔다 하겠죠..)

늘 C의 상황이었고, 앞으로도 C일거라 생각해요.

과거엔 C를 놓고, A로 풀었으니까요. 적절한 답을 빨리 내는 것이 일 잘하는 기준이라 생각했어요. 그럼, 이제는 C를 놓고 B로 풀거나 다른 방식으로 풀어야 겠죠.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적 측면에서 문제를 대하는 나의 방식을 바꿔야 하는 거 아닐까요. 기존에 같은 문제 상황을 대하는데 있어 피상적으로 접근하고 해결에 중점을 두었다면 방향키를 나에게 맞추어 보다 주도적으로 나서서 내가 바라는 성장이 되게 유도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빨리 풀거나 적절한 답이 아니라, 현상이 아닌 본질을 보려는 노력, 계속 원인의 원인을, 관계를 찾는 방식으로 해결에 대한 방법론을 갖춰야 한다는 거죠. 하나를 풀어도 이제는 제대로 푸는 연습이 필요한 거에요.



간과한 것 첫째, 내가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 지도 중요해요.

#Case 1. 문제 = 푼다 = 해결한다 로 보면,

문제가 발생한 원인, 결과, 혹은 어떤 영향이 있는지로 보고 적절한 해결방안 중 하나로 해결할 것 같고요. 그런데 푸는 과정에서 그것이 진짜 문제인지 다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문제를 찾는 과정에서 그것이 현상이긴 하지만 결과가 되기도 하고 원인이 되기도 하니까요. 근데!!  뭐가 되었든 간에 ‘문제를 나 또는 나와 관련된 부서가 해결해야 한다’라는 전제가 있는거 같아요. 그럼 현상에 휘둘릴 확률이 더 높죠.


#Case 2. 문제 = 관리해야 한다 고 생각하면,

우선 그게 왜 문제인지의 생각이 먼저이고, 너도 문제인지, 나도 문제인지, 너만 느끼는 문제인지, 나만 느끼는 문제인지… 그럼 대부분이 자주 느끼는 것이라면 문제가 되는 거죠. 그리고 모든 문제는 나 또는 나와 관련된 부서가 해결할 수 없어요. 누가 되었든 사업에 어떤 기여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야 한다면 문제의 해결은 내가 아니어도 그 일을 잘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죠.


간과한 것 둘째, 조직 내 가짜 문제가 너무 많다는 것

그런데 내가 겪어본 문제들을 보면, 애초부터 그게 진짜 문제인지 아닌지 애매한 것으로 던지는 것이 조직 내 더 많았어요. 그런데 그때마다 적절한 답을 내야 한다는 의무감? 혹은 내 역할에 맞춰 답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었죠. 솔직히 그게 왜 문제인지 과거엔 따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되도록 빨리 좋은 답을 내는 것에 집중했어요. 문제를 낸 리더를 믿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처리해서 열심히 갖다 바친 보고서나 제안 중에 되었던 일은 무엇이 있었나? 그게 되었는지, 안되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따져 보지 않았어요. 이유가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리더가 괜히 심심해서 문제를 낸 게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가짜 문제에 대한 희생양이었고 어쩌면 괜한 일에 더 집중한 꼴이 되었어요. 그걸로 나는 어떤 일을 경험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럼, 이제는 다시 물어서 그게 왜 문제인지, 정말 문제인지 봐야 해요. 이젠 그 문제를 낸 리더를 무조건 믿을 수 없어요. 왜냐하면 리더도 답을 모르거든요. 그럼, 문제를 내는 리더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꿔야 해요. '리더= 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리더 = 답도 문제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전제요. 이건 리더 뿐만 아니라 일하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처한 상황이에요. 또한 문제는 나 혼자 찾지 못할 수 있어요. 아니 거의 없을지도 몰라요. 그럼, 문제를 찾는 과정에서 부터 구성원을 참여시켜 함께 문제를 찾는 것이 중요해요. 진짜 문제를 찾는 과정에서 문제 의식에 대한 공감대가 쌓이고요. 문제를 찾고 해결하면 그 해결이 제대로 맞았는지, 어떤 지표상의 변화를 가져왔는지도 살펴야죠. 해결했으니 끝이 아니라, 의도한 변화를 이끌었는지도 함께 따져봐야죠. 그래서 문제를 낸 사람에게 적어도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묻고, 내가 해석한 것이 맞는지, 혹은 이해가 안되면 납득을 시켜달라 요구해야 합니다. 묻기 어려워도 자꾸 물어야 불필요한 일을 안할 수 있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만들지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일을 묻지 않고 하면 나의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될 지도 몰라요. 그것을 경계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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