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관리는 목표가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직에서 경험한 목표관리는 목표 자체에 대한 이해, 고민과 달성의 과정보다 달성하기 위한 (효율적인)방법과 지표를 더 고민합니다.
제가 경험한 목표관리 프로세스는,
1) 올해 연말(11월 말 즈음) 내년도 사업계획을 부서별로 작성
2) 취합된 자료를 바탕으로 경영진들의 경영계획 회의 (간사로 HR이나 기획 참석)
3) 내년도 사업계획과 목표가 정해져 팀장급 회의에서 공유
4) 팀장이 팀원에게 올해 회사의 목표를 공유하고 우리 부서의 목표 설정 미팅 진행
5) 자신의 담당 업무에 맞추어 내년 개인별 목표를 설정한 후 팀장에게 개별 보고
6) 피드백을 거쳐 개별 목표가 설정되면 팀 미팅을 통해 부서 목표를 정리하고
7)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지표를 작성해 다시 팀장에게 보고
8) 최종적으로 팀장이 작성해 차상위 결재자에게 보고하고 합의가 안되면 -> 4) 번으로, 되면 9)번으로
9) HR부서 또는 인사시스템으로 제출
10) 연말(11월 말) 평가를 위한 목표 달성 결과 입력 안내
11) HR이 부서별 올해 목표 달성 결과를 취합하여 경영진 보고 ..... 그리고 평가 실시(조율-조정 진행)
대부분의 회사도 이와 비슷할 거라 생각합니다.
목표에 대한 궁금함보다 달성하는 과정이나 방법을 더 고민하도록이요. 그래서 개인의 성과는 달성되어도 조직의 성과는 나아지지 않기도 하죠.
목표관리에서 우선은, 그 목표가 왜 목표이고 올바른 목표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목표를 Top에서 주어도 달성하는 것은 구성원입니다. 적어도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오너십을 갖고 목표 달성에 힘쓰기를 바란다면 그 오너십을 길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목표 달성 과정보다, 그 목표를 이해하거나 이해 시키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HR은, 목표나 지표를 취합하는 Delivery 역할이 아닌 주도적으로 목표 수립에 관여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오너십을 갖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 목표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참여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HR은 리더, 유관부서와 함께 이 목표가 목표로서 합당한 것인지, 정말 이 목표를 통해 사업 목표인 '고객 확보'가 가능하고 그로인해 어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거나 상승 가능한지 관련 부서와 조정-조율하는 것입니다. 고객에 의해 매출이 결정되므로, 새로운 고객의 발굴과 개발, 유치, 기존 고객의 유지에 맞춘 기존의 직무상 활동 및 추가 활동의 계획까지 가늠해 얼마만큼의 매출이 나오는지의 예측하는 거죠. 그러면 기대하는 매출 상승분, 매출을 위한 유지 비용 및 추가 비용 등이 산출됩니다. 이 외에 불필요한 비용은 점차적으로 줄여가고 이전에 추가한 비용의 효과가 없다면 지속과 중단의 결정도 필요하고요. 또한 추가된 활동을 통해 내부 인력만으로도 가능한지, 외부 영입이 필요한지 인력 운영에 대한 계획도 나옵니다. 이런 충분한 대화나 논의의 과정이 없으면 주어진 목표에 대한 오너십을 갖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임원진도, 직책자도 그 목표가 왜 합리적인지에 대해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목표의 타당성보다는 달성에 더 신경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임원진도 직책자도 납득이 안되니 일단 달성하고 보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매출 00원 달성'이라는 목표는 올바르지 못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매출이라는 목표가 사업 목표로서 존재할 수 있지만, 개인의 목표까지 매출이라면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라는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매출을 개인이 통제할 수 있나요? 맨투맨의 보험업의 경우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매출을 결정하는 것은 고객이라 어떤 장치를 넣어도 그것이 매출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매출은 결과값이니까요. 영업팀 OO직원이 올해 매출을 전년보다 높여 5억이라 적으면 달성이 되느냐는 거죠. 차라리,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 때로는 마케팅과 협업하거나 고객 데이터를 받아 잠재고객을 알아내어 그에 맞는 전략을 펴 고객을 00명 확보하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모릅니다. 그럼 적어도 목표한 고객이 누구였고, 의도한 반응을 어느 정도 얻었는지 값이 나옵니다. 그럼 유의미한 전략인지 아닌지 판단이 되고요. 반대로 5억만 달성한다로 목표를 세우면 그 달성에 대한 인과관계, 상관관계를 따지기가 힘듭니다. 정말 그 직원의 역량이 탁월한건지, 시장이 호황기였는지, 운이 좋았던 건지, 고객 타겟팅이 잘 된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매번 더 높은 매출을 달성하려고 하는데, 그 달성 과정에서 무엇이 나은지 사람 역량말고 판단할 수 있나요?
올바른 혹은 합리적인 목표는 올바른 과정을 만듭니다. 아니, 만들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의 목표를 혼자 짊어지며 나가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개인이 동시에 만들어가는 양방향 대화가 많아질수록 목표 달성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각 팀의 목표에 따른 달성을 위한 책임, 역할, 수준, 과정, 절차에 대해 전구성원을 참여시켜 각 팀의 올바른 목표에 대한 가이드와 팀내 목표 달성 과정에서의 방법, 절차를 협의하여 공식화하며 성과 평가의 발판도 함께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성원의 목표는 팀의 목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목표 달성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구성원의 참여와 몰입이 높아지도록 HR은 조건을 만들어 지원하는 것이죠.
그래서 목표관리는 목표의 의미와 그 목표가 영향을 미치는 상위 목표와의 관계를 알고 꾸준히 고민하며 과정상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과 직책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