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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同志)'의 부활?>

by 김영수

얼마 전 인민일보에 “요즘 호칭이 너무 가볍고 가식적이다, 예전처럼 ‘동지(同志)’를 다시 쓰자”는 칼럼이 실렸다. 흔히 쓰이는 ‘씨(先生)’, ‘선생님(老师)’, ‘미녀(美女)’, ‘사장님(老板)’ 등의 호칭은 이제 너무 남용되고 식상해졌고, ‘형님(哥)’, ‘동생(弟)’ 같은 강호풍 호칭은 사실상 친분 과시용이라는 비판. 그러니 '동지'라는 말로 계층 없이 평등하던 시절의 순박함을 되찾자는 주장이다.


이 기사에 대해 웨이보 등 SNS가 들썩였지만, 대체로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라는 냉랭한 반응. 며칠 전 The Economist도 “정부가 적색 향수를 자극하지만, ‘동지’는 이미 성소수자 은어가 되었고, 월급 2천 받는 사람이 2만 받는 사람을 동지라 부를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


참고로 나는 주로 ‘김총(金总)’이라 불리는데, 조직문화나 친밀감 형성에는 그닥 도움 되진 않는다. 좀 친해지면 金哥, 아주 일부는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가, 알리바바 같은 회사는 아예 직급 호칭을 막고 중국식 닉네임(花名)를 쓰게 한다. 참고로 마윈의 닉네임은 <소오강호>의 고수 풍청양(风清扬).


중국 살다 보면 영어이름이 참 유용하다. 부르기도 편하고, 거리도 빨리 좁혀준다. 근데… 50 넘어서 새로 이름 짓자니 민망하고, 괜찮다 싶은 이름은 이미 2-3명의 친구들한테 선점당해서 그냥 접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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