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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천하, 한국 미디어 산업의 위기

《After Netflix》 by 조영신

by 김영수

"2024년 7월 현재 편성 취소된 드라마가 90~120편. 넷플릭스 독주 시대에 한국 콘텐츠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콘텐츠업계 지인들이 강력 추천, 한달음에 읽었다. 한국 미디어산업이 어떻게 넷플릭스에 초토화되었는지, 그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90년대중반 케이블TV, 2000년대 후반 IPTV 도입으로 콘텐츠 수요 증가

2010년대 국내시장 포화 시점 --> 일본 시장 확대

2012년 이후 혐한 확대로 일본 수출 급감 --> 중국에서 폭발적 인기

2017년 한한령으로 중국 수출 막힘 -->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투자 본격화

2020년 팬데믹 시기가 국내 방송 콘텐츠 최고의 순간. 국내외 OTT 경쟁 심화로 콘텐츠 수요 급증, 극장 영업 중단으로 영화판 인력 대거 OTT로 유입. 제작비 폭등(2010년대 초반 편당 2~4억 --> 2015년 이후 10억원 --> 2020년 이후에는 20~30억)

2022년 국내 OTT 적자 확대로 콘텐츠 투자 축소, 넷플릭스의 가장 큰 대항마 디즈니플러스 한국 안착 실패, HBO/파라마운트 등 한국 직접 진출 포기

2023년 이후 넷플릭스 독주. 특급배우 개런티 상승으로 제작비 절감 불가능. 광고부진 확대된 방송사 구매력 급감, 편성 취소된 드라마 100편. 시장 지배력 확대된 넷플릭스도 독점계약 줄여서 계약금액 절감 -> 드라마제작은 High risk, low return 사업으로 전락


국내 방송국 및 OTT의 부진은 구조적 경쟁열세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글로벌 OTT 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넷플릭스 외 다른 글로벌 OTT는 왜 한류 콘텐츠에 소극적일까? 저자는 한류 컨텐츠의 소비층이 동남아에 집중되어 있고, HBO/Amazon/Paramount 등의 주력 시장인 북미나 유럽에서는 아직 한류 선호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현 위기 상황에 대해, 일부가 주장하는 제작비 상승 규제나 넷플릭스에 대한 규제 형평성 강화 등의 방법은 우리 콘텐츠 경쟁력 자체를 떨어뜨리는 수동적 해법이라고 경고하며 두 가지 생존 해법을 제시한다.


첫째, 넷플릭스가 아직 자체 콘텐츠 유통 외 IP 부가사업에 소극적인만큼, 부가사업을 적극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예능의 기회를 강조한다. 둘째, 넷플릭스 외 글로벌 OTT로의 유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북미의 아시안 시장을 타겟해야 하고 이를 위해 일본의 수퍼 IP나 동남아시아 문화소재를 우리 제작역량과 결합해야 한다고.


냉혹한 현실 분석에 비해 저자가 제시한 해법은 다분히 이상적이다.


이 위기, 돌파구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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