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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를 안고 살아가는 너와의 세번째 만남

만남 기록

작고 소중한 너.

그리고 온전하진 않지만 이미 커버린 나


너와 나는 함께 그림을 그리며, 어떤 소통을 이어가 보기로 했지.  너는 “자폐”라는 일부를 안고 살아오고 있었고, 나는 내 나름의 “불안”을 입고 벗어가며 강해지던 사람이야.


어른같진 않지만 어른 행세를 하고 살아가는 나는 3주 전부터 너의 선생님이 되었어. 교회에서는 전도사님 이지만.


나는 그냥 너의 세계를 탐험하는 친구가 되기로 했어 .


왜냐하면 내 생각은 그래. 서로를 알아가려면 서로의

세계를 알아야만 하잖아?  네가 안고 있는 “자폐”라는

일부가 .. 감정의 소통을 하기 어려운거라면,

이건 꽤 괜찮지 않아? 어떤 세상을 탐험하는것 말야.

너도 나도 좋아할 수 있으니.


나는 오늘 네가 살았던 너의 시간이 참 궁금했어.

오늘 너의 주제는 “코스트코에 서있던 사람과 멤버쉽”카드였지?  나도 그 주제에 들어가보며 너의 이야기에

나의 상상을 더해봤어. 함께 판타지 소설을 써내려가듯.


수 많은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분. 초에 담아내려니

숨이 차는구나? 괜찮아 take your time. Im ready to listen your story. 난 네 세계를 탐험할 준비가 되있어.

그 대신 내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도록 천천히 말해줘.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면 더 멋질것 같아.

그리고 너는 빛나는 눈동자로 천천히 오늘 너의 세계를

나에게 털어놓아 주었어.  충분히 모든것을 털어낸 네 표정에는 시원함과 안도감이 보였어.


요 며칠 나는 .. 해야할 수 많은 일들로 마치 ADHD 환자가 된것처럼 계속해서 생각나는 아이디어들이 나를 힘들게하고 불안하게 했거든. 하나씩 정리되었을때의 안도감 ..

뒤죽박죽한 정보는 나를 너무 고통스럽게 했었는데


너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


평온해보이는 너는 내 무릎에 기대어 내 눈을 보며

이제 나의 세계를 탐험할 준비가 되었다고 하는 듯

보였어.  


나는  나무를 그렸어. 하늘색 호수도 그리고 ..

그리고 조심스레 허리케인 이야기를

꺼냈어.  그리고 너와 함께 그림을 그렸지. 바람에 날려간 집들. 나무들 .. 어두운 밤..


그리고 네가 너는 나에게 물었어.


반짝이는 별: “미세스 조, 너는 허리케인이 나무와 집을 다 날려 보내서 슬퍼? “. ( 나는 캐나다에 살지만 미국의 허리캐인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으니…)


나: “ 응 .. 그런것 같아”


반짝이는 별: “ 그럼 내가 다시 그려줄게 . 잔디는 무슨색이야? 하늘은 무슨 색이야? 나무를 그릴게. 집도 그리고. 구름은 무슨 색이야? “


그렇게 천천히 예쁜 색을 골라가며 하나씩 그리며 더 깊이 나에게 기대어 아이처럼 안겨있는 네가 너무 사랑스러웠어.  


다음주에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올까?

나는 네 이야기가 궁금해졌어.

너와 더 많은것을 해볼 수 있을것 같아.


네가 내 마음에 콕 박혀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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