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나 저러나 나의 한 날은 쉬이 잠들지 못한다.
지난 한 날에 스치듯 지나간 하루라 생각했던 날이었는데
언제 슬쩍 베이고 지나갔는지 모를 작은 생채기들이
기분나쁘게 아려온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
성경에는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다 하는데..
내일도 내일의 생채기가 쌓일것같은 두려움이 몰려온다.
어린날에는 꽤나 눈동자가 밝았던것 같다. 저녁 노을
드리우고 살짝 으스러진 나무 판자로 만든 문틈 사이에서
노란색 전구빛이 바깥 마루에 스며들고 있음을 볼수 있었다.
문틈 사이로 스며든 불빛은 걸어잠근 내 방 미닫이 벽호지 사이로 또다시 스며들었다. 하루 내내 흠씬 두들겨 맞은
어린 아이의 몸과 마음이 쉬는 시간이라는 신호였다.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노란 불빛은 알콜 중독 아버지의
폭력속에서도 오늘 잘 참아냈다.. 그가 다시 깨기 전까지
나는 평안할것이라는 단비같은 신호였다:
내일은 또 내일의 아침이 허락도 없이 찾아오겠지…
아홉살 작은 소녀의 한숨과 눈물이었다.
찢어진 옷. 찢어진 신발. 퍼렇게 벌겆게 멍든 몸
찢어진 옷으로 등교하고 집에서도 한껏 찢어지고
밖에서는 수치와 모욕으로 그리고 외로움으로
또 빻아지고 버려지고 돌아오는것이 일상이었다.
이제는 완전히 벗어났는데. 그때의 기억중에
아주작은 파편의 행복을 찾을만큼 나는 사랑하고
사랑받는데 …. 나의 이성이 찾지못하는 무의식 중에서
여전히 나는 내일이 불안한가보다.
내일은 내일의 은혜가 있을텐데. . 오래묵은 나의
자아는 믿지 못하고 날마다 울부짖는다.
아홉살 현정이가 .. 여전히 벽호지 문틈 사이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나보다. 이제 노란 불빛이 켜졌는데 ..
그리고 이제 그때의 아침은 없는데 …
따스한 햇볕이 모든 눅눅한 어둠들을 다 말려줬는데
숨어있는 그때의 아이를 외면하지 말아볼까
이제 없어 .. 그리고 이제 너는 그보다 더 컸어
그때의 네가 아니야.
내일도 예수님께서 너와 함께 걸어가실거야 라고
말해주어야겠다. . 정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