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의 미래는 찬란할 수 있을까?"
어제는 외부일정이 없어서 계속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다만 사무실에 있다고 상담 요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의외로 상당히 많은 직원들이 개인적인 질문들을 남깁니다.
오늘은 세분이 질문을 주셨는데 금액대는 9억~15억 원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런데 좀 놀랐던 것은 우연인지 아닌지 세분이 공통적으로 문의하신 지역이 영등포로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영등포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여의도는 제외합니다.
여러분은 영동대교에서 말하는 영동(永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나요? 영동대교의 영동은 영등포(永登浦)의 동쪽을 의미합니다. 1970년대 강남개발 전까지 현재 강남 지역을 영동이라고 불렀습니다. (강원도 영동, 영동고속도로와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왜 이 영동이라는 말이 생겼냐고 한다면 과거 서초, 동작, 관악, 강서, 양천, 구로, 금천구가 모두 영등포구에 속해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경부고속도로 서쪽은 다 영등포였고, 강남은 영등포의 동쪽에 불과했습니다.
저는 영등포구 하면 여의도 한 덩어리, 대림신길 쪽 한 덩어리, 그리고 문래와 당산동 쪽 큰 한 덩어리를 생각합니다. 2호선 라인 따라 당산-영등포-문래역 근처에서 가장 대장아파트가 누구일까 하면 약간 아리송합니다. 일단 신축인 당산센트럴 아이파크가 떠오르긴 하는데 아직 5년 미만 신축이긴 하지만 세대수도 800세대 정도이고 84 타입 기준 17억 정도 가격이라 뭔가 대장의 느낌이 약하긴 합니다. 규모로 치면 1400세대의 당산삼성래미안이 눈에 들어옵니다. 최소 33평에서 58평까지 중대형으로만 이루어진 단지로 제일 큰 평수는 20억이 넘습니다. 그런데 평당가로 생각하면 또 5,000만 원 아래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아파트들의 특징은 '준공업지역'에 위치한 아파들로 기본 용적률이 다 300%입니다.
그리고 오늘 문의하신 단지가 1200세대의 '준'신축 아크로타워스퀘어로 이 단지는 준주거지역에 지어져 용적률이 369%입니다. 뭔가 외관만 보면 주상복합 아파트 같습니다. 5호선 영등포시장역 초 역세권인데 59 타입 14억, 84 타입 17.5억 정도 시세입니다. 여의도-광화문-마곡 전부 커버 가능한 5호선 입지로 신축&직주근접 선호현상에 따라 전고점 가격을 넘어선 단지입니다. 실거주한다면 큰 가격걱정 없이 들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의하신 단지는 당산역 인근에 있는 재건축 유원제일 2차 아파트입니다. 84 타입 기준 15억 5천까지 시세가 잡힌 곳인데 준공업지역인데도 용적률이 199%밖에 안됩니다. 최근 영등포구 준공업지역 용적률을 400%까지 상향해 주겠다는 발표에 따라 사업성이 확 좋아졌습니다. 49층 높이로 지으면 거리가 멀어도 한강조망이 가능한 집들이 나오다 보니 당산동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유원제일 2차 재건축 투자는 좀 보수적으로 접근하였습니다. 일단 신축 가격을 확실하게 리딩해줄 수 있는 주변 단지가 없다는 점, 그래서 84 타입 가격이 20억 원 초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입니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중에 한 명 정도는 서울대에 입학을 해줘야는데 다들 고만고만한 인서울 대학에 다니고 있다 보니 쟤들은 그냥 그 정도라는 인식이 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누가 한 명 서울대 입학해 주기를 기대하기엔 너무 큰 도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