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에는 다른 연구기관에서 진행하는 부동산 시장 자문회의를 다녀왔습니다. 지난번 자문회의는 연구하시는 분들 보다는 시장 전문가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연구 쪽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 분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가장 시장 쪽에 더 가까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본인들의 전문 분야도 명확하신 분들이다 보니 분야별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조금만 요약해 보겠습니다.
거시경제 파트에서는 내년 시장을 정말 위험하게 판단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기도 하셨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를 좀 인지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탄핵 이슈 등등에 관련해서도 지난 박근혜 정부 탄핵 당시의 충격을 전국 주택가격 일시적 4% 하락 후 반등으로 분석했습니다. 저는 사실 큰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메크로의 시선에서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건설 공급 쪽 사이드에서는 일단 22~23년 PF관련 이슈들로 인한 공급 감소 충격이 26년 정도 전국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모든 전문가들이 내년 지방 전세가격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긴 했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매매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고 말하였는데, 다른 분들은 가격 상승 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건축비에 대한 이야기들도 좀 오갔는데, 건축비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인건비 상황에서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도 국내 근로자 인건비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합니다. 외국인 근로자들도 불법 체류자가 아니면 최저시급등이 책정되어야 하고, 그 이외에 들어가는 다양한 교육의 문제가 시간과 비용을 많이 잡아먹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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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과천과학관에 다녀왔습니다. 아이가 어려서 매번 1층만 다니다가 처음으로 2층에 갔더니 LH에서 지원한듯한 "공간의 과학" 기획전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체험 전시품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모듈러 주택이었습니다. 카테고리에서 본다면 OSC(Off-Site Construction) 공법으로 공장에서 생산된 물품을 건축 부지에서 조립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제가 아는 정도에서는 컨테이너 박스 같은 모듈을 공장에서 만들어와서 이들을 이어 붙이는 방식이 모듈러주택이고(사진), PC공법은 Precast Concrete의 약자로 보나 슬라브등을 미리 만들어 와서 현장에서는 조립하는 형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잘 알고 지내는 기자님 두 분 정도가 모듈러 주택에 좀 필을 받으셔서 저도 곁다리로 공부를 했습니다. 사실 농어촌에 농막이나 단독주택은 모듈러로 짓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까지 모듈러 아파트에 대한 시장의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컨테이너'라는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기 전까지는 모듈러 주택도 공동주택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변하고 있습니다. 바뀌어야 합니다."라는 이야기도 많지만 공공주택에만 계속 공급해서는 자칫 더 안 좋은 인식들만 남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PC공법도 사실 8-90년대 1기 신도시에서 이미 많이 사용된 공법인데 "접합부위가 약하다"라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열과 누수에 심하고 그래서 안전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PC공법 아파트는 재건축 안전진단을 빠르게 통과하는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보통 아파트는 지어진 지 30년은 넘어야 재건축을 기대한다면 PC공법 아파트는 20년만 지나도 재건축 이야기가 나옵니다. 결국 실거주의 목적에서는 약점이 많다는 이야기로 해석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OSC공법의 주택들이 주류의 방식으로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 극복해야 할 한계가 많습니다. 다만 많은 시공사들이 더 발전적인 방향을 고민하고 있으니 좀 더 기대를 갖고 지켜보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