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생활
회사나 사업체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되면 고정비용의 지출부담이 상당히 커지게 된다. 사무실 임대료, 각종 세금과 준조세, 직원들의 임금, 그리고 기타 계속 영업을 위한 필수적인 비용들에 대한 지출비용이 부족하게 된다.
대표이사, 사업주가 자신의 개인재산이나 제3자로부터 차용한 금원으로 회사에 대해 운전자금 충당을 목적으로 회사에 지급하는 금원을 가수금 형태로 계정에 계상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회사의 입장에서는 채무가 되고, 대표이사 등의 입장에서는 회사에 대해 대여금 등 채권자의 지위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대표이사 등이 자구책으로 책정된 급여 이하의 급여를 받거나 한시적으로 급여를 받지 않고 운전자금 충당을 하는 경우 회사에 대해 미지급 급여, 퇴직금 등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1 회사 자금으로 가수금 등을 충당하는 경우
대표이사, 특수관계인들이 회사에 대해 금원을 지급한 것(명목이 투자, 대여금 등)은 분명한 사실이고, 회사에 대해 채권자의 지위가 인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회사가 경영상 악화상태에 빠지면 회사의 자산만으로 전체 채무를 변제하기에 부족한 부채초과 상태에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회생, 파산 등 도산절차에서는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인의 채권을 가장 후순위로 취급하거나 그 채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의 파탄책임은 대표이사 등에게 있는 것이고, 전체 채무를 변제하기에 부족한 자산상태에서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경영자, 특수관계인들이 우선하여 자기 채권의 만족을 취한다는 것은 다른 채권자, 이해관계인들에게 손해를 더 크게 입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우선순위가 인정되는 채권의 만족에 부족한 자산이 배당되어야 하는 것이고, 후순위인 대표이사 등의 채권의 만족을 주는 행위는 취소대상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도산절차에서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대표이사 등이 자기 채권변제에 상당한 자금을 사용하였다면 전체 채권자들의 이해와 설득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2 회사 자산으로 미지급 급여 등을 충당하는 경우
도산절차에서는 채무자(회사, 개인)의 자산이 최근에 변동된 사정에 대해 점검을 한다. 1) 채무자가 채권자 등을 해하고, 자신 또는 일부 채권자에게만 이익이 되는 행위, 2) 지급정지 등 위기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의무에 속하거나 의무에 속하지 않는 행위로 자산을 처분하는 행위, 3) 무상으로 자산을 처분하거나 실질이 무상으로 처분한 것과 같은 처분행위, 4) 특수관계인 등에 대한 처분행위 등 일정한 요건에 해당할 경우, 채무자의 그 재산상 법률행위는 취소가 된다.
회사 등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되면 통상의 대표이사 등은 자신의 급여를 감축하거나 급여를 한시적으로 지급받지 않는 등으로 부족한 운전자금을 충당하려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회사의 자산을 처분하여 대표이사 등에 대한 미지급 급여, 퇴지금 등을 지급하는 것은 전체 채권자를 고려한 측면에서 취소가 될 수 있다.
대표이사 등도 생활을 유지하여야 하기 때문에 급여를 지급받아야 하는 관계에 있으나, 도산절차를 앞두고 자신의 미지급 급여, 퇴직금 등을 충당하기 위해 회사의 자산을 처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취소대상이 될 수 있고, 다만, 회사 자산의 처분이 적정한 가격으로 처분되고 그 금원 중 생활유지를 위해 적정한 금액(법정최저 생계비 등을 기준)을 기준으로 일부 미지급 급여를 충당하고 남은 금원은 채권자들을 위한 채무변제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면 행위의 부당성이 없는 것으로 보아 취소가 되지 않을 수는 있다.
대표이사, 특수관계인 등의 회사에 대한 금원지급사실, 채권의 진정한 성립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표이사 등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회사의 경영상 파탄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자가 권리가 있다 하여 회사의 자금, 자산처분 등을 통해 자기 채권의 변제에 우선하여 충당하는 것은 책임의 내용, 범위와 부합하지 않고, 전체 이해관계인들에게 더 큰 손해를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경영악화 내지 부도위기에 처한 경우, 도산절차에 앞서 회사의 자금, 자산처분으로 가수금을 변제하거나 대표이사 등의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는 것은 전체 채권자, 특히 우선순위에 있는 채권자의 입장에서 고려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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