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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Apr 07. 2016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

윤소평변호사칼럼

2006년도 영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에는 백윤식, 봉태규, 이혜영이 등장한다. 백윤식은 홀애비이고, 봉태규는 그의 아들인데, 이혜영이 세를 들어 이사를 오면서 섹시한 여인을 두고, 아버지와 아들간의 미묘하고 야릇한 사랑의 전쟁을 그린 영화이다. 



위 영화에서 백윤식은 특별한 직업은 없고, 블랙컨슈머로서 기업을 상대로 '삥'을 뜯고 그 방법을 이웃사람에게 강의까지 한다. 수강자들은 백윤식 강의에 찬사를 보내는 장면도 나온다. 


대법원은 손님에게 유통기간이 지난 사탕을 판매했다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사실로 업자가 제기한 영업정지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해당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업자는 '소비자가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이고, 구매 상품의 하자를 문제 삼아 기업을 상대로 피해보상금을 노린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해당 소비자는 유통기한이 지난 물건을 구매한 것이라면 판매자에게 항의하고 환불 내지 교환을 요구한 사실이 없고, 유통기한이 지난 사탕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제과점 본사에 항의하며 사탕액의 100배인 25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통상의 소비자가 보이는 일반적인 태도라고 볼 수 없고, 순수하지 못 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것이 판결 이유이다. 


대법원은 제1심, 제2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환송

 

대법원은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은 본사가 전액 환불, 반품해 주고 있어 해당 업자가 유통기한이 경과한 제품을 전부 반품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사건발생 전 업자가 위생점검을 하여 유통기한이 경과한 제품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구매했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해당 업자는 군포에서 제과 지점을 운영하던 중 2013. 3. 14. 화이트데이에 소비자에게 유통기한이 경과한 사탕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15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해당 소비자는 본사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사탕값의 100배인 250만원을 요구했다. 업주는 수사까지 받았으나 무혐의로 종결되었다. 


블랙컨슈머에 대한 처벌이 필요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에 대해 그 하자를 발견해서 이의를 제기하고 손해를 배상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기업도 그러한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조과정상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블랙컨슈머처럼 기업이나 업자가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까 염려하는 것을 이용해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소비자는 도덕적 해이에 빠진 것이고 나아가 형사처벌을 하여야 한다. 


위 판결은 해당 업자에 대한 행정처분의 취소에 불과한 것으로 블랙컨슈머에 속하는 소비자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부족하다.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정당한 소비를 한 소비자가 제품의 하자를 이유로 이의를 하거나 권리구제를 요청하였을 경우, 일부 블랙컨슈머가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구제절차가 복잡해지고, 일부는 오해까지 받을 수 있어 선한 소비자에게 두 번의 고통을 안겨 줄 가능성이 높다. 


오랜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요즘같은 시기에 블랙컨슈머같은 행위를 하는 사람은 선량하게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다수의 소비자를 색안경을 쓰고 보게 만들게 하고, 동네 점포업자들의 생계에도 악영향을 미쳐 지양되어야 할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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