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ny essay

변호사의 이런 저런 삶 #2 휴일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예전에 신문기사 중 어느 에세이에서 변호사와 의사가 나눈 대화가 생각난다.


의사 친구가 변호사 친구에게 "변호사는 토요일에는 쉬고, 보수도 꽤 큰 목돈을 받지 않느냐! 의사는 환자를 만나야 하고 토요일에도 근무하고 환자당 몇 천원받는다!"라며 푸념을 늘어 놓았다.


변호사 친구는 의사 친구와 몇잔의 소주를 더 나누어 마신 뒤 귀가하면서 변호사가 의사보다는 더 나은 직업인가를 두고 생각했다.


그런데, 변호사는 사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구할 때까지 그 문제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평일과 주말, 공휴일의 구별은 없다. 화장실에서도 사건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변호사 친구는 생각했다. 변호사가 의사보다 나을 것이 없다라고.


기계도 쉬어 주어야 하고 기름도 쳐주고 느슨해진 나사도 조아주어야 한다. 사람도 잘 쉬어 주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업무모드에서 휴식모드로, 그 반대방향으로 전환이 원활해야 한다. 하지만, 변호사의 업무는 전환이 용이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살아가는 모습이 다양하기 때문에 같은 유형의 사건이라도 같은 사건이 없고 늘 새롭다. 때문에 해결방법도 조금씩 다르다. 해결방법이 정리되기까지 업무는 종료되지 않는다. 특히, 퇴근시간, 휴일 구별없이 질문하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상담자나 의뢰인이 전화를 걸어올 경우에는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기억을 최대한 정제해야 한다. 쉬다가 몸과 정신이 순간적으로 긴장상태에 빠진다.


변호사의 업무특성상 휴일에도 휴식모드→업무모드→휴식모드→업무모드······.의 순환반복이 지속된다. 쉬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지점과 순간에 머물러 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마도 일을 그만둘 때까지는 그와 같은 고리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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