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기업과 거래해도 괜찮을까요?
법과 생활
거래하던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거래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미지급금은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정한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갔다고 하면 '곧 망할 회사'라는 낙인효과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거래관계 유지 또는 신규거래를 회피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회생제도에 대한 시장의 인식변화가 개선되기 전까지는 이런 일반적인 인식에 대해 나무랄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회생절차에 진입한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 그 해당 거래에 대해 법적으로 보장을 해 두고 있고, 영세한 거래 상대방인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보호를 위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 지속적으로 개정되고 있습니다.
* 계속 거래를 할 경우
회생절차 개시결정 당시를 기준으로 해서 거래관계가 쌍방 모두 이행할 부분이 남아 있어 그 계약을 유지하는 것으로 한 경우에는 그 계약에서 발생한 채권은 공익채권(변제계획의 내용과 관계없이 수시로 변제하는 채권)이 되어 계약에서 정해진 내용에 따라 변제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즉, 채무면제, 10년분할상환 등 권리내용이 변경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받을 수 있는 채권이 되기 때문에 대금을 못 받을까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 신청전 20일 이내에 공급한 물건의 대금청구권
거래처가 회생절차를 예정해 두고 있는 사실을 모르고 물건을 공급한 경우, 회생절차개시 신청 전 20일 이내에 공급된 물건인 경우에는 공익채권으로 수시로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8호의 2).
위 규정이 도입되기 전에는 회생신청 사실을 모르고 공급한 거래처가 사기죄로 고소를 하거나, 대금결제를 받지 못 해 어려움에 처한 경우가 많았고, 변제가 안되기 때문에 거래관계도 단절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따라서, 신청 회사나 거래처가 위 규정취지를 잘 살펴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상호 손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것입니다.
* 변제허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회생계획에 의하지 않고서는 변제를 할 수 없습니다. 변제금지가 되는 채권은 대출채권, 보증채무, 상거래 채무, 개인 대여채무 등 공익채권을 제외한 담보권, 무담보권 전부가 포함됩니다.
그런데, 회생신청 회사의 거래처가 영세한 기업, 소상공인인 경우 줄도산의 우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변제할 수 있으니 면밀한 검토를 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132조는 채무자의 거래상대방인 중소기업자가 그가 가지는 소액채권을 변제받지 아니하면 사업의 계속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회생계획인가결정 전이라도 관리인ㆍ보전관리인 또는 채무자의 신청에 의하여 그 전부 또는 일부의 변제를 허가할 수 있고, 법원은 회생채권의 변제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회생계획인가결정 전이라도 관리인ㆍ보전관리인 또는 채무자의 신청에 의하여 그 전부 또는 일부의 변제를 허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계속 거래 유지시 대금지급이 더 안정화된다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회사와 거래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가질 수 있는데, 사실은 회생절차에 들어간 회사와 거래를 하는 경우, 대금지급의 안정성은 사실은 더 높아집니다.
왜냐하면, 보전처분의 효력, 개시결정의 효력으로 인해 회생회사는 공익채권을 제외하고는 회생계획에 의하지 않고서는 변제를 할 수 없게 되어 고정적으로 지출되던 대출 원리금, 해묵은 채무의 분할변제 등을 할 수 없게 되므로 회사에 현금이 안정적으로 확보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고정 지출비용이 변제금지 되기 때문에 계속 거래를 유지하는 거래처에 대한 대금결제를 위한 현금확보가 더 안정적으로 변한다는 의미입니다.
* 변호사의 TIP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회생 회사와 거래관계를 유지하면, 대금결제가 회생신청 이전보다 더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해관계인은 회생 회사의 재무자료 등을 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회생신청 전 알수 없었던 회생 회사의 자금사정 등에 대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 유지에 관한 판단자료에 대한 접근도 용이해졌습니다.
회사가 갱생하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인만큼 거래처들이 위와 같은 사정을 파악해 두고 거래를 유지해 준다면 회생에 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