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파산, 꼭 해야 하는가 V.2

법과 생활

by 윤소평변호사

질문 1.

폐업한지 5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채권양도 통지서가 집으로 날아 왔습니다. 이게 뭐죠?


질문 2.

대출받은 돈은 ~~~원인데, 이자를 합산해서 ~~~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으로부터 우편물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질문 3.

듣지도 보지도 못한 ~~캐피탈에서 독촉서류를 받았습니다. 이거 안 갚으면 어떻게 되는거죠?


질문 4.

소장을 받았습니다. 예전 회사와 거래하던 곳인데 지금 운영하고 있는 회사(사업체)를 상대로 돈 갚으라는 소송인 듯 합니다. 검토부탁드립니다.


위에서 열거한 사항 이외에도 더 많은 질문들을 받는다. 하지만, 대체로 다수의 질문을 정리해 보자면 위와 같은 질문들이다.


법인은 실체가 없는 관념적인, 특히 법적인 사람이라는 말이다. 법률적, 회계적으로 개인과 구별되기 때문에 법인의 채무는 개인의 채무가 아니고, 법인의 자산도 개인의 자산이 아니다.


즉, 법인의 채권자가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변제를 독촉하거나 소송을 제기하거나 하더라도 대표이사의 개인재산으로 변제할 의무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법인은 실체가 없기 때문에 소송을 수행하거나 변제독촉을 받아야 할 대상이 필요하고, 그 대상은 오로지 대표이사일 수 밖에 없다.


법인의 채권은 법인이 변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부실채권이 된다. 하지만, 채권은 소멸시효(3년, 5년, 10년, 지급명령, 이행명령, 소송 등을 제기하면 10년을 단위로 계속 연장된다)가 경과하지 않는한 존재하게 되고 채권자는 언제든지 '돈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유지하는 셈이다.


그런데, 부실채권의 경우는 그 채권이 여러 이유로 제3자에게 양도될 수도 있고(이런 경우에는 채권양도통지를 해야 한다), 추심회사(못 받은 돈 받아드린다고 광고하는 회사 등)로 매각이 될수도 있고, 법인을 바꿔 새롭게 영업하는 대표이사가 새로이 운영하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등 여러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매 맞은 사람은 매 맞은 사실을 잊지 못 하듯, 돈을 떼인 사람은 그 채무자를 잊지 못한다.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음에도, 돈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생각이 나면 채무자를 상대로 돈 달라는 요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법인은 청산사무(정산사무)가 종결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존재한다. 그 의미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 소송의 상대방은 법인이어도 관련 서류며, 독촉은 대표이사를 상대로 할 수 밖에 없다.


법인파산절차를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비용도 상당히 든다. 많은 대표이사들이 사업이 망해서 파산을 해 보려고 하는데,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이 죽더라도 장례비 정도는 쓰게 된다. 회사나 법인도 마찬가지다. 정리절차에 돈이 쓰이게 마련이다.


법인파산을 꼭 해야 하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그냥 독촉과 여러 불편함을 견뎌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법인파산을 하게 되면 1) 법인의 소멸로 인해 모든 채무의 소멸효과, 2) 임금, 퇴직금 등 체당금의 지급, 3) 배당으로 인해 연대보증, 2차 납세의무, 2차 납부의무의 경감, 4) 파산에 이르게 된 사정에 대한 이해, 5) 현실적인 독촉으로부터의 자유, 6) 동종 영업이든 새로운 영업이든 재무에 대한 이해와 관리능력의 고양, 7) 지분구조의 관리, 8) 회계의 분리(회사 돈과 개인 돈의 구별사용), 9) 채무면탈을 위해 신설법인으로 영업개시한 것이 아니라는 등 여러 가지를 습득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망하는 회사의 대표이사들의 특징은, 창업(개업)시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등기비용, 개업식 비용 등을 지출하면서 폐업하고 방치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 독촉의 회수나 강도도 느슨해질 것이고, 채권자가 지쳐 더이상 갚으라는 요구를 중단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물론, 모든 비용을 사용했기 때문에 법적 절차 비용이 없어 망연하게 손을 놓거나 포기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다.


시작은 거창하고 끝은 없는 그런 상황을 다수에게 피해를 안겨 주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대표이사는 다시는 사업을 해서는 안되는 유형의 사람이다. 유종의 미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설명과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운영도, 회계도 깜깜이 상태였는데, 돈을 갚아야 되는 순간에는 '부도'라서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자신은 최선을 다 했지만,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의 요인 때문에 '망' 했으니 '이해하시라'는 태도는 돈을 투여한 입장에서는 이해도, 용서도 되지 않는 상황이 되고 만다.


돈은 잃을 수도 얻을 수도 있지만, 사람은 잃어서는 안된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설명과 설득에 최선을 다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법인파산을 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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